군 입대를 앞둔 탁구선수 유승민(20)이 올림픽 동메달 이상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딸 경우 주어지는 병역면제 혜택을 세 번이나 놓쳤다. 첫번째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당시 동남고 3학년생이던 유승민은 이철승과 짝을 이룬 남자복식에서 승승장구하며 준결승까지 올라 동메달 획득을 눈 앞에 뒀지만 프랑스의 가티엥-쉴라조에 1-3으로 패해 4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12월 열린 탁구종합선수권에서 단식은 물론 복식·단체전까지 휩쓸어 3관왕을 차지하는 절정의 기량을 과시한 데 힘입어 유승민은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지난달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삭발까지 하며 결전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지나친 긴장감이 몸을 굳게 했던 것일까. 그는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승부의 분수령이 된 두번째 단식에 나섰지만 공링후이에게 2세트를 먼저 따고도 3세트를 내리 내줘 우승 좌절의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더욱 아쉬운 것은 지난 6일 밤 열린 혼합복식 결승. 유지혜와 호흡을 맞춘 유승민은 청육-티에야나(홍콩)조에 내리 3세트를 따내 금메달을 코 앞에 뒀지만 그 후 내리 4세트를 넘겨주며 결국 세 번째 병역혜택 기회도 놓쳤다. 8일 벌어지는 남자복식 결승에서 한국팀끼리 맞붙게 되는 유승민이 지긋지긋한 징크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