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2년 뒤엔 꼭 형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습니다" 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기계체조 철봉에서 금메달을 딴양태석(20.한체대)은 환희에 젖어 태극기를 들고 플로어를 도는 `금메달 세리머니'까지 했지만 가슴 한구석의 안타까움은 떨칠 수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형 양태영(22)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선배 이주형-이장형형제가 이루지 못한 아시안게임 형제 동반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형이 컨디션 난조로주종목 평행봉 결승진출에 실패하면서 꿈을 이루지 못했던 것. 창천초등 4년때이던 90년 체조를 시작한 형의 모습을 지켜보던 동생 태석이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 1년뒤 덩달아 체조복을 입어 2년 터울의 형제선수가 된 이들은 성산중-서울체고-한체대까지 동행하며 고락을 함께 해왔다. 양태석에게 형 태영은 뼈를 깎는 훈련을 이기게 한 정신적 지주였고 지난해 부터 함께 태릉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훈련한 동료이기도 했다. 결국 `부산의 스타'는 동생 태석이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생은 이주형의뒤를 이을 한국체조의 에이스로 성큼성큼 커가는 형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봐야 했다. 양태석이 지난해 각종 대회 선발전에서 계속 탈락하는 동안 형 태영은 8월 베이징유니버시아드와 12월 주니치컵 초청대회 뜀틀에서 각각 3위와 1위에 오르는 등 한국체조의 새로운 간판으로서 확실한 자리를 굳혀갔던 것.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양태영이 기대했던 평행봉 제1경기에서 기구에서 떨어지는 실수를 하며 무너졌던 반면 동생은 너무도 침착하게 자기 연기를 구사하며 형보다 앞서 체조인생에 이정표 하나를 세웠다. 하지만 양태석은 이날 인터뷰에서 "형이 컨디션이 나빠서 결승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형은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 내가 형보다 잘하는 것은 철봉 하나뿐이다"고 형을 높였다. 공교롭게도 2년전 부산에서 열린 전국체전 때 대학부 및 일반부 단체전 우승에그쳤던 양태영은 고등부 3관왕을 차지한 동생을 두고 "나보다 훨씬 뛰어난 태석이가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낼 것이며 나는 동생과 함께 단체전에서 입상, 함께메달리스트가 되는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었다. 2년 뒤 아테네에서는 서로 어떤 말을 하게 될 지 기대된다. (부산=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