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응원단을 에스코트하니 으쓱한 기분도 들고개인으로는 큰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부산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소속으로 1천300cc BMW 오토바이를 몰며 북측 응원단이 탄 전세버스 14대를 에스코트하는 박창우(39) 경장의 첫 말이다. 최근에는 바쁜 일정으로 일부 북측 여성 단원이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멀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의 임무는 더욱 중요해졌다. 경찰은 만경봉-92호가 접안한 부산 다대포항에서 도심을 거쳐 각 경기장에 이르기까지 북측 응원단이 버스로 움직일 때마다 신호등 간격을 미리 조절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개회식 당시 김대중 대통령 에스코트에도 참가했다는 박씨. 5일 그는 북측 응원단 차량이 시내를 통과할 때 시민들이 불편을 꾹 참고서 손을 흔드는 등 반갑게 맞아줄 때는 한층 힘이 난다고 자랑했다. 박씨는 그러나 북 응원단원들이 버스 기사에게는 말도 붙이고 친근하게 대하지만 제복 차림의 자신들에게는 한마디도 말을 건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전날 북측과 필리핀의 소프트볼 경기가 열린 구덕운동장에서 북 응원단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긴장을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북측 사람들은 생김새 뿐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우리와는 다를 것으로여겼는데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왜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북측 응원단원에 대한 소감을 설명했다. 그는 "북 응원단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에스코트하는 일이 첫번째 임무"라며 "에스코트하는 동안 경찰관으로서 단정하고 멋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산=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