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비인기 종목' 럭비와 세팍타크로에서 값진 금메달을 따내고 펜싱에서 이승원(화성시청)과 김희정(충남도청)이 금메달 1개씩을 보태는 등 본격적인 금맥 캐기에 나섰다. 대회 사흘째를 맞아 북한의 '인민 체육인' 리성희는 이번 대회 첫 세계신기록을세우며 북한에 첫 금메달을 선사, 남북한이 금빛 합창을 불렀다. 한국 럭비는 1일 울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린 7인제 준결승에서 일본을 24-7로 격파해 최대 고비를 넘은 뒤 결승에서 대만에 33-21로 승리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98년 방콕대회에서 일본을 꺾고 기대 밖 우승을 거뒀던 럭비는 이번에도 금메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귀중한 승리를 안기며 15인제 우승도 예약했다. 또 김종흔과 유동영(이상 울산시청), 윤주형, 이준표(이상 경희대), 곽영덕(동신대)이 나선 세팍타크로 남자는 서클단체 결승에서 5천781점을 얻어 이 종목 최강인 태국(5천723점)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7m의 원안에서 5명의 선수가 패스를 주고 받을 때마다 포인트를 얻는 이 경기에서 한국은 별도 포인트가 주어지는 가위차기(3포인트) 등 고난도 기술을 앞세워아시안게임 첫 출전만에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세팍타크로는 여자 서클에서도 동메달을 따 소외종목의 설움을 한번에 날렸다. 펜싱 남자 사브르의 이승원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왕징지(중국)를 결승에서 손쉽게 꺾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어 벌어진 여자 에페에서는 김희정과 현희(경기도체육회)가 결승에서 격돌,접전 끝에 김희정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사브르 김두홍(동양시멘트)의 동메달까지 합쳐 펜싱은 금 3, 은 3, 동메달2개 등 모두 8개의 메달을 따 새로운 '효자 종목'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유도에서는 배은혜(용인대)가 친동야(중국)에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에머문데 이어 안동진(경남도청)이 일본으로 귀화한 재일동포 아키야마 요시히로(일본)에 눌려 준우승에 그치는 등 은메달 2개만 더했다. 일본은 이날 유도에서만 3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아 유도 종가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 수중발레의 간판 장윤경(이화여대)도 싱크로나이즈드 솔로 자유종목에서 47.750점으로 다치바나 미야(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은 이로써 금 6, 은 10, 동 8로 일본(금 10, 은 7, 동 9)과의 종합2위 경쟁에서 한발 뒤처졌다. 지난 2000년 아시아세계선수권대회 여자역도 58㎏급에서 세계기록을 세웠던 리성희는 이 대회에 53㎏급에 출전했지만 인상에서 102.5㎏을 들어올려 양시아(중국)가 갖고 있던 세계기록(100㎏)을 가뿐히 넘어섰다. 리성희는 이어 열린 용상에서도 세계기록은 깨지 못했으나 122.5㎏을 들어 합계225㎏으로 세계타이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북한은 여자 유도 63㎏급 지경순이 3경기를 모두 시원한 한판승으로 승승장구했으나 결승에서 다니모토 아유미(일본)에 한판으로 져 북한에 두번째 금메달을 안기는데 실패했다. 한편 중국은 양위가 자유형 200m와 800m계영에서 우승, 대회 첫 2관왕으로 등록한데 힘입어 수영에서만 6개의 금메달을 독식하며 메달레이스 1위를 질주했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