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북한 소프트볼팀이 만만치 않은 전력을선뵈며 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북한은 30일 구덕구장에서 열린 예선리그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0의 행진을 이어가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아깝게 4회 결승점을 내주는 바람에 아쉽게 0-1로 패했다. 북한은 비록 안타는 단 1개를 뽑아내는데 그쳤지만 상대팀이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미국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던 아시아 최강 일본이었기에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지난 80년대 말 야구, 볼링 등 기타 자본주의 스포츠와 함께 도입된 뒤 인기를 누리고 있는 북한 소프트볼은 90년대 야구 강국 쿠바 출신 코치를 초빙해 확실한 기반을 잡았다. 또 90년대 후반에는 일본에서 야구 선수로 활동하던 조총련계 김원식 감독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고 99년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우리나라를 4위로 밀어내고 3위를 차지하면서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북한은 일본처럼 잘 짜여진 조직력이 강점으로 이날도 단 한 개의 에러만 범하는 막강 수비라인을 뽐냈다. 이날 선발로 나선 김성춘이 최고 구속 100㎞의 강속구에다 간간이 섞어 던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진 2개를 잡아내는 동안 4안타로 1실점하는 등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였고 에이스 강인순도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빠른 라이징볼 등 구사하는 등투수진도 비교적 강하다는 평가. 남.북 응원단의 열광적인 응원도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은 주로 중국에서 훈련을 쌓아왔기 때문에 중국 전력을 잘 파악하고 있는데다 우리나라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다소 앞서 있기 때문에 필리핀을 꺾고 대만과의 경기에서도 선전을 펼친다면 이번 대회 동메달 획득 가능성은 무척 높은 편이다. (부산=연합뉴스)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