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검객' 김상훈(29.울산시청)이 개회식이 열린 대회 첫 날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아시아 최강' 중국은 펜싱 2종목을 석권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고 북한은 남자농구 예선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을 꺾었다. 김상훈은 29일 부산 강서체육공원 펜싱장에서 열린 제14회아시아경기대회 펜싱남자 플뢰레 결승에서 방콕아시안게임 우승자인 중국의 왕하이빈에게 11-15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김상훈은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의 영광을 왕하이빈에게 넘기고 말았지만 종합 2위 굳히기에 나선 한국선수단의 메달레이스에 첫 물꼬를 텄다. 한국은 이날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영호(31.대전도시개발공사)가 4강에서 탈락한 가운데 김상훈이 준결승에서 중국의 신예 우한숑을 15-8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 첫 금메달의 꿈에 부풀었다. 김상훈은 왕하이빈과 경고 2개씩을 교환하는 신경전 속에 1회전을 11-8로 리드해 금메달 획득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그러나 2회전에서 왕하이빈의 기습공격과 역습에 휘말리며 심리적인 평정심까지잃어 내리 7점을 허용한 채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룩한 왕하이빈은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에 첫 금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했던 김영호는 준결승에서 라이벌 왕하이빈에게 9-15로 무너진 뒤 3-4위전에서도 우한숑에게 13-15로 패했다. 남자 에페 3-4위전에서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인 구교동(30.울산시청)이 카자흐스탄의 사바린 세르게이에 14-15로 역전패해 노메달에 그쳤다. 에페 결승에서는 자오강이 팀 동료 왕레이를 14-12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중국은 첫 날 금2, 은1, 동1개를 획득해 종합순위에서 선두로 나섰고 한국은 은메달 1개, 카자흐스탄이 동메달 1개를 각각 목에 걸었다. 금정체육공원에서 열린 남자 농구 C조 예선리그에서는 `인간 장대' 리명훈을 앞세운 북한이 아랍에미리트연합을 85-64로 물리치고 첫 승을 올렸다. 북한의 간판 슈터인 박천종은 30점을 상대 림에 쏟아 넣으며 공격을 주도했고 235㎝의 최장신 센터 리명훈은 13점과 1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A조의 홍콩은 쿠웨이트를 77-57, B조의 일본은 몽골을 125-75, D조의 대만은 카타를 71-61로 각각 꺾었다. 해운대 모래코트에서 벌어진 비치발리볼 첫 날 경기에서는 여자 B조의 지경희-이미순조가 우승후보인 중국의 왕루-유웬후이조에 0-2로 완패했고 남자 A조 이병희-심연섭(한전), D조 최부식-박상흔(대한항공)조는 나란히 1승1패를 기록했다. (부산=연합뉴스) shoeless@y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