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빅3' 한국·중국·일본 선수단이 26일 일제히 부산에 입성하면서 부산아시안게임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선수단의 경우 이날 오후 4시 유홍종 선수단장을 비롯해 유도와 역도 레슬링 복싱 핸드볼 수구 등 6개 종목 1백38명이 새마을호를 타고 해운대역에 도착했다. 또 수영과 농구 럭비 조정 테니스 당구 골프 등 8개 종목 선수들이 수도권과 부산 경남 강원 등지에서 훈련하다 버스편으로 선수촌에 도착하는 등 이날 하루 14개 종목 2백81명이 입촌했다. 태권도를 제외한 37개 종목에 출전하는 일본도 오후 4시께 유도 수영 소프트볼 등 18개 종목 3백30명이 대한해협을 건너왔다. 이어 오후 6시에는 중국이 남자농구와 체조 펜싱 사이클 등 17개 종목 3백3명을 앞세워 부산에 도착했다. 중국선수단 중에는 미국 프로농구에서 활동 중인 야오밍과 수영스타 치후이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서포터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날 부산에는 파키스탄과 인도 베트남 등 22개국 1천여명의 선수들이 입국했다. ○…남북한 남자 체조선수들이 부산 사직체조체육관에서 함께 훈련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훈련 때는 남측 최고참 선수인 김동화(26·울산 중구청)가 북한 리명철(24)에게 설탕물을 나눠주는 우정을 보여줬다. 평행봉 연기를 할 때 손의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설탕 물을 바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북한 선수들은 그동안 구하기 쉬운 소금물을 사용해 왔다. 평행봉이 미끄러워 적응에 힘이 든다는 북한 선수들의 말을 들은 김동화가 자신이 쓰던 설탕물을 소금물 대신 사용해 볼 것을 권했고 북한 선수들은 손에 봉이 착착 감기는 느낌에 연신 탄성을 질렀다. 결국 리명철의 부탁에 김동화가 설탕물을 한 병 가져다 준 것. 또 이선성(한양대)은 이날 지난해 바뀐 국제체조연맹의 채점 규정을 파악하지 못한 북한의 안마 금메달 기대주 김현일에게 연기의 난이도를 상세히 설명해 주는 이적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이선성은 "같이 훈련하니까 서로 의지가 된다"면서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 서포터스는 26일 부산역 인근 광장호텔 2층 연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측 응원단과 북한 서포터스가 남북 경기를 비롯해 북한 경기 등을 공동응원하기 위한 공동응원단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공동응원단의 응원 방식은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남북 경기가 12개 종목 60여개에 이르고 안전과 보안 등을 이유로 최근 북한 서포터스 활동이 제한받고 있는데다 남북 응원단의 좌석마저 떨어져 있어 성사 여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는 상태다. ○…국립 김해박물관은 부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지난 36년 당시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기념으로 받은 고대 그리스 청동투구를 특별 공개하고 있다. 손기정 투구로 알려진 이 청동투구는 그리스 아테네 브라드니신문사가 베를린올림픽 마라톤경기 우승자에게 수여하려 했으나 전달되지 못하고 50년간 베를린의 샤로텐부르크박물관에 보관돼 오다 베를린올림픽 50주년인 지난 86년 손기정 옹에게 전달됐다. < 부산=특별취재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