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앙팡테리블' 고종수(24)가요즘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치명적인 무릎부상과 음주파동으로 힘겨운 한해를 보냈던 고종수는 최근K-리그 경기에서 꾸준히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잊혀져 갔던 자신의 천재성을 서서히 되살리고 있는 중이다. 이달들어 열린 4경기에 연속으로 풀타임 출장한 고종수는 지난 4일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1골-1도움으로 팀 승리를 이끈데 이어 14일 열린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전반 5분만에 이기형의 도움을 받아 결승골을 성공시키는 등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이어가고 있다. 무릎부상의 후유증 때문에 아직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한 고종수는 비록 옛날만큼의 활발한 몸놀림은 아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특기인 패스워크와 번득이는센스를 살리며 팀이 어려운 시기에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수원은 최근 미드필드에 최성용, 손대호가 각각 무릎과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나서지 못하는가 하면 주전자리를 굳혀가던 `영파워' 김두현과 수비수 조병국, 조성환 등이 아시안게임대표팀에 들어가 있어 사실상 선발라인업을 짜기도 힘든 실정이다. 그런 까닭에 부상재발 위험이 있는 고종수를 중간에 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김호 감독은 최근 풀타임을 소화해내며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려주고 있는 그가 무척이나 대견스럽다. 하지만 수원의 간판스타이자 한때 한국축구의 차세대 선두주자로 군림했던 고종수의 완전한 부활을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는게 중론. 고종수는 오랜 부상으로 체력훈련을 충실히 하지 못했던 탓에 90분을 소화하긴하지만 경기 중 활동량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미드필더로서 수비가담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나름대로 책임감을 느끼고는 있지만 힘든 체력훈련을 극복함으로써 옛 기량을회복하겠다는 정신력도 다소 부족하다는게 김호 감독의 아쉬움이다. 어쨌든 주전들이 대거 빠져나간 팀에서 엄청난 무게를 짊어지게 된 고종수가 `게으른 천재'의 꼬리표를 떼 내고 성숙한 `명가(名家)의 간판스타'로 재기할 수 있을 지는 아직 좀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