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낳은 '세계적 농구 스타' 리명훈(33. 235㎝)이 3년만에 한국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9일 북한이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제출한 최종 엔트리에 따르면 북한 농구팀에는 리명훈을 비롯해 박천종, 박경남, 박인철 등 지난 99년 통일농구 때 한국에 왔던 선수 4명이 포함됐다. 리명훈은 동양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장신인데도 기민한 몸놀림과 수준급 테크닉까지 갖춰 한때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탐을 냈던 북한 스포츠의 간판. 지난 99년 통일농구 때도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팀 현대(현 KCC)를 상대로 28점과 20리바운드의 압도적 기량을 선보여 가는 곳마다 시민들의 사인 공세에 시달리는 등 높은 인기를 구가했었다. 또 99년 통일농구 때 '북한의 마이클 조던'이라는 별명으로 화려한 플레이를 뽐냈던 박천종도 3년만에 다시 국내 농구팬들과 만나게 됐다. 박천종은 현대와의 경기에서 조성원(LG) 이상민(KCC) 등 현대의 슈터들을 따돌리고 31점을 몰아넣어 슛장이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 리명훈 못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리명훈과 박천종은 이미 전성기를 한참 지나 이들이 주전으로 나서는 북한 농구의 전력은 그다지 위협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99년 통일농구 때 현대를 이끌었던 KCC 신선우 감독은 "북한은 기본기가 탄탄하나 경기 운영 능력이 뒤떨어진다"며 "특히 노쇠 기미가 뚜렷한 리명훈과 박천종이엔트리에 포함된 것을 보면 그때보다 전력이 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북한은 8강 진출은 무난하지만 4강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