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로 짜여진 미국의 드림팀이 이틀 연속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2002세계선수권대회 8강에서 탈락했다. 미국은 6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대회 유고와의 8강전에서 4쿼터 10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경기 막판 역전을 허용해 78-81로 무릎을 꿇었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드림팀을 선보인 이래 전날 예선 최종전에서 아르헨티나에 지기 전까지 58연승의 무적 행진을 벌였던 미국은 이로써 4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충격에 빠졌다. 사령탑을 맡은 밀워키 벅스의 조지 칼 감독은 "어제의 패배는 단지 사기가 꺾이는 것에 불과했다면 오늘의 패배는 절망적인 것"이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회 시작전 샤킬 오닐(LA 레이커스) 등 슈퍼스타들이 빠진 채 라인업을 짜 위력이 이전만 못할 것이라는 평이 있었지만 미국은 `2류 드림팀'으로도 우승을 자신할 정도로 자만심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국가들의 기량은 미국의 예상을 뛰어넘었고 미국은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홈코트에서 굴욕적인 연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미국은 5∼8위 결정전으로 떨어졌고 유고는 사상 5번째 우승을 위한 가장 힘겨운 관문을 통과했다. 8일 열리는 4강 대진은 유고-뉴질랜드, 아르헨티나-독일로 짜여졌다. 전날 아르헨티나에 단 한번의 리드도 잡지 못하고 완패했던 미국은 이날도 시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주포' 폴 피어스(보스턴)가 시작 2분만에 두 개의 파울을 저질러 분위기가 술렁거렸고 유고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9-0으로 치고 나갔다. 전반을 40-36으로 뒤졌던 미국은 압박 수비를 앞세워 전세를 뒤집었고 4쿼터 초반에는 69-59, 10점차까지 앞서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유고는 밀란 구로비치(15점)의 3점슛을 시작으로 불같은 추격을 벌여 종료 2분26초전 드디어 71-71 동점을 만들었고 양팀의 치열한 공방이 오간 종료 13초전 마르코 자리치가 자유투 2개를 넣어 81-78로 앞서나갔다. 미국은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레지 밀러(인디애나)가 종료 직전 3점슛을 날렸지만 약간 짧아 무위에 그쳤고 유고 선수들은 얼싸안고 대어를 낚은 기쁨을 만끽했다. (인디애나폴리스 AP=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