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부산 아시안게임(AG) 참가가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일부 종목은 조 편성 등 경기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17∼19일 북한 금강산에서 열렸던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16개 종목에서 315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겠다고 통보함에 따라조 추첨이 완료된 구기종목을 중심으로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북한 참가로 조정이 불가피한 종목은 남자축구. 지난 달 9일 이미 조 추첨을 마친 남자축구는 22개팀이 6개조로 편성돼 조별 1위와 상위 2위 2팀 등 총 8팀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된다. 그러나 당시 조 추첨에 빠졌던 북한이 참가함에 따라 조직위는 6개조 중 한 곳에 북한을 끼워 넣거나 조 추첨을 새로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북한 참가에 따른 조 편성 문제를 아시아축구연맹(AFC)과 협의 결정할 계획"이라며 조정이 불가피함을 인정했다. 그러나 여자축구는 북한을 포함해 총 5개팀이 풀리그전을 벌이기 때문에 별도의조 추첨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구기종목인 핸드볼도 조 추첨이 끝난 남자에는 북한이 출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북한 참가가 거의 확실한 여자는 5개팀이 겨루기 때문에 이달 말 최종 엔트리 제출 후 대진표에 반영하면 된다. 조 추첨과 상관없는 종목도 북한의 참가로 신경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다. 유도의 경우 지난 해 세계선수권 여자 52㎏급 금메달리스트 계순희가 출전할 것으로 보여 시드 배정문제가 벌써부터 걱정거리다. 조직위측은 "국제대회 참가경력이 많지 않은 북한 선수들을 어떤 시드에 배정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시드 배정에 지난해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입상 경력을 반영하면 이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북한이 참가하는 탁구와 역도, 권투, 레슬링, 사격, 체조, 육상, 골프, 소프트볼, 다이빙, 조정, 커누 등도 시드 배정이나 대진표 작성 등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98년 방콕대회에서 금 7, 은 14, 동메달 12개로 종합 8위의 성적을 거뒀던 북한은 적지 않은 인원을 파견하는 이번 부산대회에서 10개 내외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