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국아 잘가라' 네덜란드 프로축구 1부리그 페예노르트에 진출한 `태극전사' 송종국의 고별전인 부산과 포항의 정규리그 경기가 열린 18일 부산구덕운동장은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5시께 약 3만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의 3분의 2이상이 들어찼을 만큼 많은 팬들로 붐볐다. 지난해 부산에 입단하자 마자 `히딩크호의 황태자'로 각광받으며 홈경기마다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던 송종국이 K리그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이날 구덕운동장은 아쉬움보다는 축복의 분위기였다. '종국씨 기다릴께' '종국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 애정이 듬뿍 담긴 문구들을 관중석 곳곳에 내 건 팬들은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5시께 송종국이 녹색조끼차림으로 경기장에 나오자 일제히 환성을 보내며 큰 무대로 떠나는 '젊은 영웅'의 장도를 축하해줬다. 또 연세대 감독 시절 그를 스카우트했다가 프로에서도 소속팀 감독이 된 김호곤 부산 감독은 제자를 내보내야 하는 아쉬움이 컸음에도 "종국이가 이제는 개인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15일 페에노르트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올스타전을 치른 뒤 경기 전날인 17일에야 선수단에 합류한 송종국은 이날 다소 피곤한 모습.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 나를 보기 위해 이렇게 많은 팬들이 와준 만큼 좋은 모습 남기고 싶다"며 결의를 다진 송종국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전반 종료 8분을 남기고 투입됐다. 전반 30분께 송종국이 러닝으로 몸을 풀기 시작하자 3만 관중들은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고 37분 김재영과 교체돼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투입되자 일제히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송종국은 피로와 부상에 대한 우려 탓인지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중앙에서 특유의 차분한 플레이로 실수 없이 공수를 잘 조율해내 자신의 보러온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전반이 끝나고 이어진 기념행사때 구단이 준비한 스포츠카를 타고 운동장 트랙을 돌며 팬들에게 사인볼을 선물한 송종국은 후반 이별포를 터트리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23분께 우성용의 패스를 날카로운 오른발 터닝슛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이후 승부가 과열되면서 양팀 선수들은 감정이 격앙된 가운데 치열한 육박전을 펼쳤지만 송종국은 결코 흥분하지 않고 차분한 플레이를 펼쳐 팀의 3-1승리와 함께 고별전을 멋지게 마쳤다. 경기가 끝난 뒤 트랙을 돌며 팬들에게 이날 입고 뛰었던 상의와 축구화마저 선물한 송종국은 "격렬한 경기여서 무척 힘들었지만 승리로 마쳐 너무 기쁘다"며 "네덜란드에 가서도 늘 지금처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