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新舊) 황제의 만남은 승리를 낳았다.


4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의 주인공인 타이거 우즈(26)와 메이저대회 18승에 빛나는 '황금곰' 잭 니클로스(62.이상 미국)가 이벤트골프대회인 '빅혼의 결투 Ⅳ'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22.스페인)-리 트레비노(63.미국)에게 승리를 거두고 '황제'의 자존심을 지켰다.


우즈-니클로스 조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클럽 (파72. 7천37야드)에서 베스트볼(두 사람 중 좋은 스코어를 택하는 방식)로 열린매치플레이에서 2홀을 남기고 3홀을 이겨 가르시아-트레비노 조를 꺾었다.


빅혼의 결투에서 유일하게 우즈를 꺾었던 가르시아와 71년 US오픈에서 당대 최고의 선수 니클로스를 18홀 연장전에서 물리친 트레비노였지만 황제들이 만나 발하는 시너지 효과를 당해내진 못했다.


환하게 라이트를 밝힌 채 야간에 열린 이날 경기에서 우즈는 16번홀까지 무려 9개의 버디를 낚으며 승리를 주도했고 니클로스도 62살의 나이와 허리 통증도 잊은채 이따금씩 환상적인 샷을 선보여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승부처는 우즈-니클로스가 4홀 연속 승리한 7번홀부터 10번홀.


가르시아의 2.5m 버디 퍼트가 깨끗이 홀로 빨려들어간 6번홀(파3)에서 1홀 차로 역전당한 우즈-니클로스는 그러나 7번(파5)과 8번홀(파3)에서 우즈의 연속 버디퍼트 성공으로 재역전했다.


그 동안 별로 기여한 바가 없어 머쓱했던 '황금곰' 니클로스의 진가는 9번홀(파4)에서 발휘됐다.


우즈와 가르시아의 티샷이 모두 벙커에 빠진 사이 트레비노가 168야드 떨어진곳에서 세컨드샷을 컵 3m에 붙이면서 다시 올스퀘어를 만드는가 했으나 7번 아이언을 잡은 니클로스가 환상적인 '데일리 베스트샷'을 날린 것.


니클로스의 힘찬 스윙과 함께 그린 위로 향하던 공은 핀을 때린 뒤 불과 30㎝지점에 떨어져 퍼트를 컨시드(홀인을 인정하는 것) 받은 반면 트레비노의 버디 퍼트는 컵을 외면하면서 우즈-니클로스 조는 2홀 차로 달아났다.


우즈는 "그 샷이야말로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이다"라고 말했다.


10번홀(파4)에서는 다시 우즈가 샌드웨지로 세컨드샷을 컵 1.5m 지점에 안착시킨 뒤 가볍게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4홀 연속 승리를 낚자 스코어는 금세 3홀 차로벌어졌다.


이후 13번홀까지 1홀씩을 주고 받은 뒤 14번과 15번홀을 하브(무승부)로 마친우즈-니클로스는 16번홀(파3)에서 1차례 더 하브를 기록하며 가르시아-트레비노의끈질긴 추격을 따돌렸다.


우즈와 가르시아 모두 티샷을 16번홀 그린 왼편에 떨어뜨린 뒤 버디 퍼트를 실패하는 바람에 가르시아는 최소한 파퍼트를 성공한 뒤 우즈의 실수를 기다려야 하는상황.


다행히 가르시아의 파 퍼트는 홀로 빨려들어갔지만 우즈 역시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접전의 막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