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US여자주니어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박인비(14)는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으로 활약하다 지난해 미국 유학을 떠난 골프 유망주다. 분당 서현초등학교 때 부친 박건규(41)씨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우연히 갔다가 골프채를 손에 쥔 뒤 숨겨진 자질이 나타나면서 골프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각종 주니어대회 초등부 우승을 도맡아 차지하던 박인비는 2000년 겨울 처음 창설된 국가대표 주니어 상비군에 뽑히기도 했다. 죽전중학교로 진학한 박인비는 제주도지사배 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중등부에서 정상에 올라 다시 한번 진가를 과시했다. 딸의 재능을 높이 산 부친 박씨와 모친 김성자(41)씨는 미국 유학을 결심, 어머니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거쳐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근 유스티스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겨울방학을 이용해 플로리다 전지 훈련을 한번 겪어본 부모들이 '학업과 골프를 병행할 수 있는 여건'에 마음을 뺏겨 내린 결정이었다. 경기도 안산에서 포장재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부친 박씨만 국내에 남는 이른바 '기러기 가족'이 된 셈. 미국에서도 박인비는 미국 주니어 골프무대에서도 금새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해 US주니어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36홀 스트로크플레이를 통과해 32강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중학교 2학년생으로는 다소 큰 160㎝ 이상의 키에 당당한 체격의 박인비는 파워샷을 구사하는데다 어린 선수 답지 않게 경기 운영이 매우 노련하다는 평이다. 국가대표 최봉암 코치는 "샷이 힘이 실려 있고 장타를 날릴 줄 아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또 박인비와 대회 때마다 우승을 다퉜던 선수들은 "인비가 머리가 좋아 경기를 풀어나가는 요령이 남달랐다"고 말했다. 조기 유학을 통해 박세리(25), 김미현(25.KTF)과 함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코리언 빅3'로 성장한 박지은(23.이화여대)을 연상케 하는 성장과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