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은 우리가 최고.' 국내 유일의 프로바둑 단체전인 '2002∼2003 KAT시스템배 한국바둑최강전'이 지난 24일 개막됐다. 한국바둑최강전은 5명의 프로기사로 이뤄진 한 팀이 5판3선승제 방식으로 승부를 가리는 대회다. 각 팀의 주장은 3장으로 출전하게 되며 4장전은 중국 바둑리그와 마찬가지로 속기전으로 치러지는 점이 특징이다. 2002 시리즈 우승팀과 2003 시리즈 우승팀이 내년 5월 한국시리즈를 갖고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는 점도 이 대회만이 갖는 묘미다. 이번 대회의 참가팀은 전국 시·도 12개팀이다. 우승상금은 5천만원. 한국바둑최강전의 전신격인 '월드컵 개최도시 대항전'이 각 팀마다 여류기사 1명을 의무적으로 기용했던 것과 달리 이번 대회는 타이틀 보유자와 시드 배정자(주장)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예선을 거쳤다. 특히 남자기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할 것으로 예상됐던 여류기사들이 대거 본선에 진입,눈길을 끌었다. '여류 세계 최강' 루이나이웨이 9단,'여전사' 박지은 3단,조혜연 3단을 비롯 현미진 2단,남치형 초단,배윤진 초단,이다혜 초단 등이 주인공들로 이들은 녹록지 않은 실력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는 서울(북),전남,전북 등이 꼽히고 있다. 유창혁 9단이 주장을 맡고 있는 서울(북)팀은 조한승 5단,원성진 4단 등 최근 '잘 나가는' 신예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조훈현 9단과 이세돌 3단 등 최강의 공격라인을 자랑하는 전남팀도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세계 최강' 이창호 9단이 버티고 있는 전북팀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24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개막전에서는 경북팀의 1장 백대현 4단이 제주팀의 루이 9단을 격파하고 서전을 장식했다. 이날 백 4단은 완력의 대가로 소문난 루이 9단을 맞아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난타전을 벌인 끝에 1백75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둬 팀에 1승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어 벌어진 2장전에서 제주팀의 박병규 3단이 경북팀의 청일점 남치형 초단을 상대로 2백83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 3집반승을 거둬 양팀은 1승1패를 기록했다. 양팀간 3장전은 주장대결로 오는 31일 장수영 9단(제주)과 하찬석 8단(경북)이 맞붙는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