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모(부천고)가 1500m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대(代)를 이은 아시아 제패를 예고했다.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의 아들 조성모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맥도날드수영장에서 벌어진 2002재닛에번스 초청대회 마지막날 남자자유형 1500m 레이스에서 15분22초92를 기록, 지난해 5월 오사카 동아시안게임에서 한규철(삼진기업)이 세운 한국기록(15분31초09)을 8초17이나 앞당기며 4위에 올랐다고 알려왔다. 함께 출전한 한규철도 15분27초04로 5위에 올라 한국의 부산아시안게임 전망을 더욱 밝혔다. 에릭 벤트(미국)는 15분6초70의 대회신기록(종전 15분19초12)으로 우승했고 미국기록(14분56초81) 보유자 크리스 톰슨은 15분15초90으로 2위에 올랐다. 조성모는 1000m까지 10분10초04로 우승자 벤트에 이어 2위로 역영했으나 마지막 200m를 남기고 스퍼트 부족으로 아쉽게 추월당했다. 조성모는 앞서 첫날인 19일 800m에서 8분1초40으로 한규철의 종전 한국기록(8분8초96)을 갈아치우며 톰슨(8분0초82)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조성모가 2년 간의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나며 아버지의 뒤를 이은 아시안게임우승 가능성을 높인 것은 최근 두 달여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에서 받은 1700m고지대훈련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00년 3월 아시아선수권 1500m 제패 이후 체중증가에 따른 컨디션 난조 속에서 갑작스레 어머니를 여의고 방황을 거듭해온 그는 지난 5월 담당코치인 잭 사이먼을 따라 멕시코로 건너가 영법을 가다듬는 한편 장거리에 필수적인 심폐력 제고에 온 힘을 쏟았다고 아버지 조씨가 전했다. 조오련씨는 "고지대훈련이 혈액내 적혈구 수치를 높여 기록 경신을 가져왔다"고 분석하고 "무엇보다 성모가 엄마를 잃은 슬픔을 딛고 재기에 성공해 대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조성모가 부진에서 탈출, 대표팀 전력에 가세함에 따라 1500m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수영의 행보에는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지난 시즌 남자 1500m의 경우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의 위천(15분15초95), 정쉬빈(15분16초22), 위펑(15분18초65)이 1-3위를 차지했으며 모두 중국체전에서 기록이 나왔다. 김봉조 경영대표팀 감독은 조성모의 선전에 대해 "올 겨우내 집중적인 웨이트훈련을 통해 기초체력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조성모와 한규철 모두 15분20초대에 진입함으로써 중국, 일본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