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좌절은 없다. 내일을 향한 진군만 있을 뿐이다.' 각각 다른 이유로 좌절의 세월의 보낸 '돌아온 탕아' 김도훈(전북), '왼발의 마술사' 고종수(수원), '총알탄 사나이' 최태욱(안양)이 재기의 날개를 활짝 폈다. 나태해진 자신을 채찍질하기 위해 스스로 2군행을 택했던 김도훈은 21일 프로축구 삼성파브K-리그 성남과의 경기에서 재기포를 쏘아올리며 전북의 '간판스타'다운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김도훈은 이날 0-2로 뒤지고 있던 후반 5분 추격의 전기가 된 전북의 첫골을 터트리며 국내 최고연봉(3억5천500만원)에 걸맞지 않는 그동안의 부진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몸부림을 시작했고 이전과 180도 달라진 성실한 플레이속에 후배들을 독려하며 2-2 무승부를 일궜다. 김도훈이 2군으로 추락했던 것은 나태해진 자신을 돌아보는 한편 부진을 씻기위한 자의반 타의반의 결정. 지난 18일 연습경기에서 2골을 넣은 뒤 조윤환 감독을 찾아가 반성의 자세를 내비쳤고 전체 팀미팅에서도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까지 했다는 것. 조 감독은 과거의 잘못에 집착하지 말고 앞으로의 자세에 신경을 쓰라는 충고와함께 김도훈을 울산 2군 훈련캠프로 보냈고 김도훈은 짧지만 고통스런 2군 생활을감내했다. 결국 이같은 김도훈의 고통은 매너리즘에 빠진 채 대표팀 탈락에 이어 팀내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던 그를 완전히 바꿔 놓는 계기가 됐다. 고종수는 지난해 8월 오른쪽 무릎을 다쳐 이번 정규리그가 개막하기 전까지 재활치료 등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 채 인고의 나날을 보낸 불운의 스타. 부상도 부상이지만 음주 사건으로 여론의 도마위에 오른 데다 불성실한 태도 등으로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의 불신까지 받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부상을 털고 절치부심, 정규리그 킥오프의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고종수는 이날 부산 아이콘스와의 경기에서 이번 정규리그 들어 2번째 교체투입돼 후반 20분 그림같은 왼발프리킥 골을 작렬시켰다. 지난해 7월 28일 이후 1년여만에 꿀맛같은 골맛을 본 고종수는 건재와 함께 아직 왼발이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부상에 시달리는 등 천신만고 끝에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생애 최초의월드컵 무대에서의 활약을 다짐했던 최태욱은 그러나 월드컵에서 시련을 겪은 케이스. 몸 컨디션도 좋고 언제든지 투입되면 일을 내겠다고 별렀으나 히딩크 감독은 출장 명령을 좀체 내리지 않아 벤치만 지켰기 때문이다. 마지막 터키와의 3-4위전에 후반 교체투입돼 15분간만 뛰었던 최태욱은 벤치워머의 한을 풀려는 듯 이날 부천 SK전에서 시종 빠른 발로 상대 문전을 유린한 끝에올 시즌 1, 2호골을 잇따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재기의 칼날을 높이 뽑아든 이들 선수가 향후 어떤 행보로 팬들의 시선을 끌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