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나무 아래서의 낮잠, 바다 한가운데서의 낚시, 숲속을 거닐며 나누는 오붓한 대화. 필리핀 세부에서는 이런 모든 것을 이룰수 있다. 에메랄드 터키블루 네이비블루 등 시시각각 7가지 빛깔로 변하는 바닷물결 넘실대는 동양의 흑진주, 세부의 휴양리조트를 소개한다. # 플랜테이션 베이 막탄섬 중간 바닷가에 자리한 리조트다. 거대한 야자나무와 이름을 알 수 없는 열대의 나무 사이로 살짝 숨겨진 객실들이 보인다. 차분하게 미래를 설계할 신혼여행객들에게 더 없이 좋은 공간배치. 객실에 들어서자 고풍스런 가구장이 눈에 띈다. 마치 고향에 온듯한 느낌이 든다. 창을 열면 바로 앞에 바닷물을 끌여들여 만든 거대한 수영장이 보인다. 모두 8개나 된다. 서로 수심을 달리해 어린아이까지 마음놓고 물놀이를 즐길수 있다. 수영은 물론 카누와 수중자전거까지 맘껏 해볼수 있다. 중심의 카페를 둘러싼 풀에는 물마사지코너도 마련되어 있어 피로를 풀기에 좋다. 24시간 개방돼 언제든 마음내키는대로 뛰어들 수 있다. 리조트 앞바다에서는 스킨스쿠버, 제트스키 등 해양레포츠를 체험할수 있다. 필리핀 전통목선인 방카를 타고 즐기는 아일랜드 호핑투어도 새롭다. 영어에 자신이 없어도 불편함이 없다. 미국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인으로 군대까지 다녀온 현지 가이드 지오씨(31)가 있기 때문. 무엇이든 물어도 막힘없이 대답해 준다. 이 리조트에선 팁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감사한 마음에 객실도우미에게 얼마되지 않은 팁을 건네도 끝까지 사양한다. 철저한 고객중심서비스로 승부를 걸겠다는 리조트운영전략이 드러난다. 만찬을 들며 보는 필리핀 전통 민속공연도 큰 볼거리다. 세부대학의 동아리팀이 보여주는 맨발의 민속춤은 힘과 정열이 넘친다. 무대에 올라 추어보는 대나무춤은 좋은 추억거리가 될 듯. # 샹그릴라 플랜테이션베이가 자연친화적 리조트라면 샹그릴라는 현대식 호텔이다. 호텔로 들어서면 환영단이 나와 노래를 부르며 만리향으로 장식한 꽃목걸이를 걸어준다. 어떤 객실에서든 넓게 펼쳐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더위가 싹 달아난다. 답답한 가슴도 뻥 뚫린다. 목을 축일수 있게 과일(망고)바구니가 서비스된다. 신혼여행객에겐 케익도 제공한다. 이른 아침 산들바람속의 골프라운드가 즐겁다. 퍼팅연습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18홀을 다 돌면 어느새 아침식사 시간. 신선한 해산물요리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오후엔 바닷가로 나가 선탠을 즐긴다. 좀더 적극적으로 스노클링을 해본다. 장비는 무료 대여해 주고 강습도 받을수 있다. 깊은 곳은 철망으로 막아놔 안전사고를 염려할 필요가 없다. 사우나, 탁구, 헬스클럽 등은 객실고객에게 모두 무료 개방하고 있다. 해변가에서의 비치발리볼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세부(필리핀)=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