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의 투수 김영수(27)가 끝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1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김영수는 3⅓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았지만 안타 2개에 볼넷 4개를 내주며 1실점, 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번 시즌들어서만 단 1승도 없이 10연패째다. 이런 상태로 가다가는 한 시즌 최다인 15연패(장명부, 86시즌)와 통산 최다인 16연패(김종석, 87.4.19∼91.8.17)를 넘어서는 수모까지 감수해야할 처지다. 지난 겨울 이를 물고 재기를 노렸던 김영수를 더욱 안타깝게 하는 것은 자신이 호투하는 날도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는 팀 타선이다. 올 시즌 초반 한때 방어율이 10점대를 넘어선 적이 있었지만 이날 경기전까지 5.89로 낮춰 팀 방망이만 터져 줬다면 최소한 1∼2승 정도는 올렸을 투구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도 1점 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타선의 지원이 없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야했고 거듭되는 시련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97년 인하대를 졸업한 김영수는 같은해 OB(현 두산)에서 데뷔할 당시만 해도 `미완의 대기'로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제구력 불안의 약점은 있었지만 시속 148㎞의 강속구로 대학 시절 최고의 좌완투수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하지만 큰 기대에 대한 압박감과 불안한 컨트롤로 데뷔 첫해에 2패만 기록하더니 이듬해부터는 등판 기회도 좀처럼 얻지 못해 99년시즌까지 3년동안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잠깐 반짝했던 때도 있었다. 2000년 5월8일 박보현과 유니폼을 바꿔 입고 롯데로 팀을 옮기면서 투구폼을 교정, 큰 그릇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김영수는 롯데에 새로운 둥지를 튼 그해 완봉승을 포함, 7승4패1세이브를 올려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 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단 1승을 올리는데 그치더니 이날까지 23번 마운드에 오른 올시즌 들어서는 다시 `무승 투수'로 추락하고 있다. 김영수가 언제쯤 마운드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