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을 통해 7일 한국을 떠난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에게 각별한 우애를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이날 출국에 앞서 마지막 인사를 할 때 흰색 한복 차림의 백기완 소장과 마치 오랜 친구인양 어깨동무를 하고 포즈를 취하는 등 남다른 정을 표시했다. 둘의 인연은 지난 4월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축구협회 요청으로 대표선수들에게 백기완 소장이 강연을 하면서 시작됐다. 히딩크로서는 짧은 만남이었던데다 강연 내용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백 소장의 열정적인 강연 모습,한복 차림의 독특한 카리스마,통일운동에 헌신한 이력 등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 히딩크 전 감독은 출국에 앞서 백 소장을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어했다는 게 허진 대표팀 미디어담당관의 전언이다. 결국 히딩크 전감독이 바쁜 일정 탓에 백소장을 만날 시간을 잡지 못해 친필로 서명한 서신으로 마음을 대신하려 했었다. 그러나 히딩크 전 감독이 자신을 만나기 원한다는 소식을 들은 백소장이 이날 직접 공항으로 나오면서 둘의 만남은 성사됐다. 히딩크 전 감독은 통역을 통해 "선수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해줘 고맙다.당신을 보면 진정한 '한국 사람'을 만나는 듯하다"고 전했고 백 소장은 "사람은 만났다 헤어지지만 뜻과 뜻은 헤어지는 게 아니라 역사와 함께 나아가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