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가 한국을 뒤덮는 동안 프로농구가 잇따른 대형 트레이드로 후끈 달아올랐다. '우승 보증수표'라는 서장훈이 서울 SK 유니폼을 벗고 서울 삼성으로 옮기는 등 프로농구 출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트레이드가 이뤄져 올 시즌 프로농구 판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현재까지 팀을 옮긴 주요 선수는 서장훈 뿐 아니라 전희철(동양→KCC), 양희승(KCC→SBS), 강동희(모비스→LG), 오성식(LG→모비스), 김재훈(SBS→LG), 표필상(SBS→LG) 등이 꼽힌다. 또 삼성이 서장훈을 데려오는 대신 SK에 내줘야하는 선수로 우지원이 유력해 메가톤급 트레이드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2001-2002 시즌 종료 직후 코칭 스태프의 대대적 물갈이에 이은 이같은 연쇄 트레이드로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각 구단의 팀 컬러도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일 팀은 역시 서장훈을 내주고 받은 SK와 삼성. 창단 이후 줄곧 서장훈 위주로 팀 운영을 해왔던 SK는 이제 완전히 다른 팀으로거듭나지 않을 수 없게 됐고 빠른 조직 농구를 표방하던 서울 삼성은 서장훈 효과를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팀 개편에 나서게 됐다. 강동희를 영입한 LG는 장기인 속공 플레이에 고성능 엔진을 장착한 격이어서 더욱 빠른 공격 농구 구사가 예상되고 대신 강동희가 빠진 모비스는 보다 젊은 패기의팀으로 변모할 태세다. 30대 젊은 정덕화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SBS도 큰 폭의 팀 변화를 예고했다. 외곽슈터 양희승의 입단은 김성철의 공백을 메우는데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양희승을 내준 KCC는 전희철을 데려와 신선우 감독이 내세우는 토털 농구의 틀은 깨지 않았다. 2002-2003시즌 프로농구는 이번 트레이드와 함께 앞으로 실시되는 외국인선수트라이아웃과 맞물려 한층 흥미롭게 치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