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메이저리그 진출 3년만에 화려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지난 99년 기대반 우려반속에 빅리그 문을 두드렸던 김병현이 지난 해 동양인최초로 등판한 월드시리즈에서 챔피언 반지를 낀데 이어 올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별들의 축제'인 올스타 무대에 서게 된 것. 한국인 선수로는 박찬호(텍사스), 조진호(보스턴 방출)에 이어 3번째로 빅리그에 입성했던 김병현은 지난 해 올스타에 선정됐던 박찬호에 이어 2번째로 꿈의 무대를 밟게 됐다. 김병현은 지난 달 26, 28일 휴스턴에서 잇따라 홈런을 두들겨 맞고 올 시즌 첫패를 당해 내셔널리그 구원부문 4위에서 7위로 밀려났을 때만 해도 올스타 출전이물 건너가는 듯 했다. 그러나 김병현은 같은 달 29, 30일 클리블랜드전에서 2경기연속 무실점 쾌투로올 시즌 20세이브 고지에 올라서며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발권이 있는 소속 팀의 밥브렌리 감독의 신뢰를 회복했고 결국 브렌리 감독의 추천으로 올스타행 티켓을 거머쥐는 행운을 잡았다. 김병현의 올스타전 출전은 투수로는 왜소한 체격(178㎝, 75㎏)에다 메이저리그에서 멸종되다시피한 `사이드암'이라는 약점과 지난 해 월드시리즈 홈런 악몽의 시련을 딛고 일군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김병현은 지난 해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리시즈 4, 5차전에서 잇따라 9회말 2아웃에서 홈런을 두들겨맞았고 올해 초 잠시 귀국했을 때만해도 홈런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심각한 언론기피증까지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스프링캠프 동안 강도높은 훈련으로 마음을 다잡은 김병현은 시즌 초반부터 위력적인 피칭을 다시 선보였고 지난 달 13일 양키스전에서 중심타선을잠재우며 설욕에 성공, 홈런 악몽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있었다. 올 해 자신의 한시즌 최다세이브(20세이브) 기록을 세우며 팀의 `특급마무리'로입지를 굳힌 김병현이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스타 무대에서도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