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천재'라고 불리는 브라질의 간판 스트라이커 호나우두(25.인터 밀란)가 2002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명실공히 세계 축구계의 황제로 등극했다. 호나우두는 30일 요코하마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후반 22분과 34분 각각 선제골과 두번째 쐐기골을 성공시키는 환상적인 플레이로 브라질팀의 월드컵 통산 5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8골을 기록, 골든슈까지 차지했다. 첫 골은 호나우두의 동물적 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히바우두가 문전 앞에서 강하게 차넣은 공이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의 손을 맞고 흐르자 전광석화처럼 문전앞으로 쇄도, 침착하게 차넣어 도무지 열릴 것 같지 않았던 독일 골문을 열었다. 호나우드는 두번째 골에서도 찬스를 놓치지 않는 킬러의 감각을 보였다. 오른쪽을 파고들던 클레베르손이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중앙쪽으로 땅볼 패스를 하자 히바우두가 상대 동작을 속이며 뒤로 통과시킨 볼을 호나우두가 오른발로 논스톱 슈팅, 오른쪽 골네트를 갈랐다. 1974년 이후 깨지지 않던 마의 6골 벽을 넘어서면서 1998년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최우수 선수로 선정될 것이 유력하다. 그동안 그에게 '황제' 칭호가 붙여지지 않았던 것은 최고의 무대 월드컵에서의 업적이 미비했기 때문이다. 호나우두는 당시 4골을 터뜨리며 대회 MVP로 뽑혔으나 정작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고 브라질은 0-3의 참패를 당했다. 4년간이나 부상의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호나우두는 한.일월드컵에서 화려하게 재기하는데 성공했다. C조 조별리그 터키와의 1차전에서 통렬한 발리슛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호나우두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을 제외한 5경기에서 6골을 터뜨리며 브라질을 결승전으로 견인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