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에서 가장 주목받은 한국 선수는 단연 안정환(26.페루자)이다. 미국전에서의 동점골,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넣은 천금같은 골든골. 그의 머리끝에서 터진 두 골이 없었다면 한국의 4강신화는 그저 요원한 꿈으로 남았을지 모른다. 월드스타로서의 신고식을 치른 것은 지난달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미국의 조별리그전에서였다. 클린트 매시스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 33분 안정환의 통렬한 헤딩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그의 진가가 확실히 입증된 것은 지난달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16강전. 전반 5분 페널티킥 실축 후 전전긍긍하던 안정환은 연장 후반 12분 이영표의 패스를 머리로 받아 이탈리아 골문에 정확히 꽂았다. 그러나 안정환은 이 골든골로 인해 소속팀 페루자 구단주로부터 방출 대상으로 찍혔다. 그러나 이날 인상적인 플레이는 유럽 명문 클럽 스카우터들의 구미를 당기기 충분한 것이었고 소속팀 갈등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 리그 등에서 안정환에게 손짓을 한 상태.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안정환의 몸값이 대회전 50만파운드(약 9억원)에서 5백만~6백만파운드(약 90억~1백8억원)로 10배 이상 올라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몸값을 많이 올린 선수 중 하나로 선정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