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축구 전문가들은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한국과 터키의 3.4위 결정전을 지켜보고 수비 붕괴로 인한 초반 대량 실점을 결정적인 패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한 한국 선수들의 투혼에 찬사를 보냈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이번 대회를 한국 축구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관전평이다. ▲김호 수원 삼성 감독= 한국 선수들이 계속된 합숙에 훈련, 경기 등으로 많이 지쳐 있었지만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경기 초반 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져 어이없이 대량 실점한게 컸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 열심히 뛰어 2-3으로 스코어차를 좁히며 좋은 마무리를 했다. 아쉬움은 많이남지만 고생을 잘 참아준 선수들을 칭찬해 주고 싶다. 이번 대회를 교훈삼아 다음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경기를 운영하는 면이나 매끄러운 패스 등을 통해 전반적인 수준을 다시 높여야 한다. ▲박창선 경희대 감독= 경기 시작부터 조금 느슨했고 최진철, 김태영의 공백으로 인한 수비의 조직력 와해가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수비가 무너지면서 전반에 대량 실점해 힘든 경기를 했다. 안정환, 설기현, 이천수, 송종국 등의 좌우 측면 돌파와 활발한 움직임은 좋았지만 세밀함이 부족했고 돌파의 날카로움도 없었다. 또 골결정력 문제도 다시 노출됐다. 후반 20분부터는 완전히 주도권을 잡고 막판 추격을 펼쳤지만 점수차를 줄이는데 만족하고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대회 전체적으로 볼때는 선수들의 투지와 붉은 악마 등 국민의 성원이 어우러져 4강까지 오를 수 있었고 축구 발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축구협회와 축구 관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조광래 안양 LG 감독= 밀집된 한국 수비가 허물어져 상대의 전방 공격수들에게 이어지는 패스를 너무 쉽게 허용했고 경기의 초반 주도권 마저 뺐겼다. 하지만터키는 유럽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팀 답게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기동력에기술까지 가미해 한국을 꺾고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후반에 투입한 최태욱을 이날경기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서 좀더 많이 활용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멋진 승부가 됐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2006년 월드컵을 위해서는 체력이 떨어질 때를 대비해 좀더 세밀한 기술을 갖춰야 하고 터키의 하칸 슈퀴르 같은 스트라이커를 키워야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한국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대구=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