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윔블던테니스대회(총상금 1천286만달러) 남자단식에서 2번 시드 마라트 사핀(러시아) 등 상위 시드 배정자들이 대거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했다. 또 한국 남자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윔블던대회 본선에서 첫승을 올렸던 이형택(삼성증권)은 23번 시드 그렉 루세드스키(영국)에게 1-3(1-6 4-6 7-5 2-6)으로 패해3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27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단식 2회전에서는 전날 7번 시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18세의 마리오 안치치(크로아티아)에게 완패한데 이어 사핀 등 상위 랭커들이 신예들에게 덜미를 잡히는 등 파란의 연속이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결승까지 진출했던 사핀은 99년 프로 데뷔 이후 단 한번도 메이저대회에서 4회전 이상 오르지 못했던 올리비어 로커스(벨기에)에게 1-3(2-6 4-6 6-3 6-7)으로 패했다. 4대 메이저 테니스대회 최다승(13승)에 빛나는 6번 시드 피트 샘프라스(미국)도 세계랭킹 145위 저지 바슬(스위스)에게 2-3으로 패해 93년 이후 7차례나 이 대회 타이틀을 따냈던 전력을 무색케 했다. 통산 7번째 메이저대회 타이틀에 도전한 3번 시드 앤드리 애거시(미국)도 파라돈 크리차판(태국)에게 0-3으로 완패, 92년 우승자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한편 이형택은 루세드스키의 강력한 서비스에 밀려 3세트에서만 세트를 따내는 선전을 펼쳤을 뿐 무려 18개의 서브에이스를 허용하며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지난 98년 서비스 속도 세계기록(시속 239㎞)을 세웠던 루세드스키는 이날도 193㎝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시속 217㎞의 강서브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2번 시드 세레나 윌리엄스와 3번 시드 제니퍼 캐프리아티(이상 미국)가 프란체스카 시아보네(이탈리아)와 마르타 마레로(스페인)을 각각 2-0으로 제압하는 등 상위권 선수들의 선전이 계속됐다. 이날은 쾌청한 날씨에다 샘프라스가 2회전에서 탈락하는 등 이변이 속출하면서 하루 동안 모두 4만2천457명의 관중이 몰려 일일 관중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윔블던 AP=연합뉴스)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