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는 이날 경기 후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결과에는 실망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명보는 이어 "독일이 한국팀을 철저히 분석하고 사전 준비를 해온 것 같았다"며 "오늘 경기에서는 공수 양면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표팀 전원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3·4위전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가 여기까지 오도록 성원해준 국민 여러분께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황선홍은 "서울 월드컵경기장은 밟게 됐지만 요코하마로 가지 못하게 돼 아쉽다"며 "회복기간이 짧아 체력이 떨어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또 "독일은 경기 운영도 좋았고 신장이 좋아 힘들었다.수비 역시 견고했다"고 평했다. ○…김태영은 "패스 미스로 결승골을 내준 빌미를 제공해 미안하다"며 "휴식기간이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체력면에서는 조별리그 때보다 못했고 집중력이 떨어졌다"며 "오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플레이에 대해 불만은 없다"고 밝혔다. 골키퍼 이운재는 "독일의 슛을 막기 위해 노력했고 더 잘할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며 "오늘 경기에 져 야신상에 대한 미련도 없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국-독일전 주심을 맡은 위르스 마이어(스위스)는 그동안 불거진 판정 시비를 의식한 듯 세심하게 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두 팀은 경고 등을 염두에 둬 비교적 심한 몸싸움을 하지 않았고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언쟁도 없었다. 두 팀의 반칙은 한국이 19차례,독일이 12차례였고 경고는 독일이 두 번,한국은 한 번이었다. 마이어 주심은 특히 양팀 선수들이 공중볼을 다툴 때 자주 휘슬을 불어 몸싸움이 격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 선수들에게 너무 민감하게 휘슬을 부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됐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붉은 함성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쪽 관중석에 운집한 붉은악마 응원단이 흰색과 붉은색 카드섹션으로 '꿈★은 이루어진다'를 수놓자 맞은편 서쪽 관중석에서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장관을 이뤘다. 이날 붉은 악마들의 응원 기세는 어느 경기 때보다도 열광적이고 우렁찼는데 소리가 워낙 컸던 까닭인지 일부 외국기자들 중에는 미리 준비한 방음용 솜으로 귀를 틀어막으면서도 취재에 열을 올리는 모습.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던 외국기자단 중에는 태극기 두건과 '비 더 레즈' 붉은 티셔츠를 받쳐 입은 경우가 유난히 많아 눈길. 특히 네덜란드의 한 카메라 기자는 머리에 '히딩크 만세'란 문구를 새긴 붉은 띠를 동여매 이채를 띠기도. 또 외국인 관중들은 한국응원단을 만날 때마다 "대∼한민국.오∼필승 코리아" "고 요코하마" 등을 외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 영국기자는 어느 팀이 이길 것 같으냐는 질문에 "더이상 베팅하지 않는다.이변이 연속되는 탓에 따본 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이라며 웃어보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한국이 이길 경우 한 여성모델이 토플리스를 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아 안전요원들과 경찰들까지 긴장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모델은 손수 만든 태극기 가운을 살짝 걸치고 있다고 알려져 관중석에서 망원경으로 이 여성을 찾으려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장유택·이관우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