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만세! 만세! 만세! 아쉬움속에 한국이 독일에 석패한 순간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대한민국민단(민단) 가나가와(神奈川)현 지방본부 강당에는 만세 삼창이 울려퍼졌다. 이 곳에 한데 모여 경기를 지켜본 재일동포들은 만약 이겼다면 이곳 요코하마에서 태극전사들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어느 때보다 깊이 느끼게 해준 선수단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빨간 셔츠를 입고 얼굴마다 태극기를 그려넣은 동포들이 본부 강당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폴란드전에서 30명에 불과했다던 교민은 마치 한국의 거리 응원단 숫자가 늘어나듯 차차 그 수가 불어나더니 급기야는 이날 200여명이 모여 강당을 가득 채웠다. 경기 시작 전부터 꽹과리와 북소리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고 `대∼한민국'을 외치던 함성은 경기 내내 그칠줄 몰랐고 태극전사들의 요코하마 입성을 애타게 기원했다. 미하엘 발라크에게 선취골을 내준 뒤에도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는 목소리는 그치지 않았지만 끝내 만회골은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의 선창으로 만세 삼창이 울려퍼졌고 곧 이어 모두가 어깨동무한채 애국가를 불렀다. 젊은 이들 중에는 한국어를 모르는 이가 많았지만 함께 응원하면서 애국가를 외웠다고 한다. 한국말은 잘 못하지만 자라면서 한 순간도 한국인임을 잊은 적이 없다면서 허리에 문신으로 새긴 한글 이름을 보여준 양주연(28.회사원)씨는 "지금처럼 한국인이라는게 자랑스러운 적이 없었다"면서 "앞으로 일본에서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어나자마자 요코하마에 왔다는 이태우(63)씨는 "일본에서 보낸 60평생 동안이처럼 즐거운 적은 없었다"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요코하마에 왔다면 더 좋았을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함께 응원한 정정겸 요코하마 총영사는 "한국 응원단이 요코하마에 올 것에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아쉽다"고 말했고 황창주 민단 가나가와현 지부 단장도 "실력은 있었는데…"라며 아쉬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