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요코하마행 티켓을 잡는다.' 믿기지 않는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축구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전이 열릴 요코하마를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뗐다. 25일 오후 8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관록의 독일을 맞아 결승전 진출 티켓이 걸린 준결승을 펼치는 한국은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한다는 각오다. 오늘 경기에서 이기면 한국은 30일 요코하마에서 브라질-터키 승자와 FIFA컵의주인을 가리는 일전을 벌이게 된다. 지면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지는 3-4위전으로 밀려난다.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던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스페인과 격전을 치르면서 연이어 승전보를 띄워 새로운 `유럽 킬러'로 떠오른 한국은 또다른 유럽의 높은 장벽`전차군단'을 넘어야 한다. 더구나 2차례의 연장 혈투를 치르면서 지칠대로 지친 태극전사들이지만 4천700만이 하나가 된 `붉은 악마'의 응원 함성이 하늘을 찌르고 여전히 `승리의 배고픔'은 남았기에 결전 의지는 이전과 다름없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면서도 "지금 이룬 것도 만족스럽지만 우리는 또 다시 이런 기회가 올 것으로 보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싸울 준비가돼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24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나타난 태극전사들은 두 경기 연속 연장 혈전을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놀림도 경쾌했다. 특히 이날 훈련에는 열흘이 넘도록 부상으로 신음하던 최용수와 8강전에서 다쳤던 김남일, 안정환도 참가해 모처럼 23명 전원이 그라운드에 나왔다. 아직 피로를 완전히 떨쳐 버리지 못했지만 가벼운 달리기로 시작한 최종훈련의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주장 홍명보는 "내일 경기를 잘해 요코하마에 가서 꿈을 이루고 싶다"는 말로우승 욕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 "우리는 지금까지 잘 해 왔기 때문에 독일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앞으로도잘 할 것"이라며 선수들의 자신감을 대신 전했다. 선수들의 체력 회복에 총력을 쏟은 한국은 김남일이 회복치 못함에 따라 이영표로 하여금 김남일의 몫을 대신토록 하고 이을용을 출격시킬 것으로 보이며 체력이떨어진 안정환 대신 황선홍이나 대기멤버 차두리를 전격 선발 출전시킬 가능성도 있다. 전날 서울로 올라온 독일도 이에 앞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랑비가 내리는가운데 결전 전날 마무리 훈련을 받았다. 다리근육 파열로 조기 귀국한 수비수 외르크 뵈메(샬케04)를 제외한 선수 22명이 참가한 이날 훈련에서 독일은 높이를 활용한 세트 플레이 등을 중점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확실한 높이의 우위를 살리기 위해 그동안 출장이 뜸했던 카르스텐 양커등을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 승부는 빠른 측면돌파와 허리에서의 강한 압박을 내세운 한국이 독일의 조직력과 고공 플레이를 얼마나 무력화시키느냐에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 이와 함께 노장 히딩크 감독과 신예 루디 푀일러 감독의 지략 싸움도 또 다른흥밋거리가 될 전망이다. 한편 26일 오후 8시30분 일본 사이타마에서는 통산 5회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과48년만에 본선무대에 복귀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터키가 역시 결승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서울=연합뉴스)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