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은 내가 책임진다.' 공중전에서 발군인 독일축구 대표팀의 밀로슬라프 클로세(카이저스라우테른)와 철벽수비를 자랑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의 늦깎이 수비수 최진철(전북)이 사활을 건 제공권 대결을 펼친다. 이른바 공중에서의 창과 방패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이다. 좌우 측면 센터링과 프리킥 등에 이은 헤딩 슛이 독일의 주된 득점방정식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독일은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8강전에서 가공할 수준의 고공플레이로 상대들을 제압한 끝에 4강 진출이라는 예상밖의 성적을 올렸다. 5경기동안 얻은 13골 중 무려 8골이 헤딩에서 나왔다는 점은 독일의 무시무시한 공중전 능력을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클로세가 상대 골지역에서 제공권을 완전 장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폴란드 태생의 클로세는 182㎝로 장신은 아니지만 뛰어난 위치선정과 만만치 않은 점프력을 보유한 선수로 헤딩슛이 주특기인데 머리로만 5골을 뽑아 '골든 헤드'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따라서 독일이 센터링 등 정형화된 공격루트를 활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클로세와의 공중싸움에서 밀리게 된다면 화를 당한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한국의 최진철도 공중볼을 따내는 데 일가견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187㎝로 대표팀의 최장신인 최진철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전을 치르면서 농익은 공중플레이로 상대의 예봉을 꺾어놓았다. 몸싸움도 능한 최진철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공중전의 우위속에 악착같은 마크로 힘의 대명사인 크리스티안 비에리(인터 밀란)를 지치게 하더니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쉴 새없이 문전으로 날아오는 볼을 대부분 완벽하게 차단했다. 최진철이 공중을 압도하다보니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레알 마드리드) 등 스페인 공격수들은 결정적인 헤딩슛 찬스를 갖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이처럼 믿음직한 최진철은 또 클로세 외에 미하엘 발라크(189㎝. 레버쿠젠) 등 또 다른 장신 공격수도 막아야 하고 체력도 떨어져 있지만 파이팅이 넘치고 있고 한국의 세트플레이때 공격에 적극 가담, 오히려 골을 일구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최진철이 상대 공중전의 선봉장 클로세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한국의 결승행을 도울지, 클로세가 예의 위협적인 헤딩력으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지 전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