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즈오카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잉글랜드와의 16강전에서 호나우디뉴(브라질)가 터뜨린 프리킥 결승골을 놓고뒷얘기가 무성하다. 이날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던 호나우디뉴는 후반 5분 골문 약 35m 거리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회전을 먹인 채 강슛, 슈팅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잉글랜드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의 키를 넘겨 그물을 출렁였다. 우선은 골 장면부터가 보기 드문 것이어서 호나우디뉴가 문전에 공을 띄우려 했던 것인지 아니면 슈팅이었는지를 놓고 축구팬들 사이에 논란이 벌어졌다. 대부분 잉글랜드팬들은 문전 깊숙이 센터링하려고 한 것이 회전이 덜 먹는 바람에 운좋게 골키퍼 키를 넘어갔을 뿐이라고 생각한 반면 브라질팬들은 호나우디뉴의재치가 번뜩인 장면이었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호나우디뉴는 분명히 의도하고 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시먼이 지켜야 할 위치를 넘어서까지 앞으로 나와있다고 주장 카푸가 귀띔해주었고, 이를 확인한 뒤 슈팅을 날렸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호나우디뉴는 이 골 덕에 일약 월드스타로 떠오른 반면피해자가 된 시먼의 반응은 팬들에 대한 송구스러움 그 자체다. 16강전까지 단 1골만을 허용했던 베테랑 골키퍼 시먼은 호나우디뉴의 골을 "괴상망칙한 요행"이라고 묘사한 뒤 "그러나 정말 하고 싶은 말은 팬들에게 미안하다는것 뿐이다"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쯤 되자 주장 데이비드 베컴과 에밀 헤스키, 리오 퍼디낸드, 마이클 오언 등동료들은 그에게 다가가 "그저 잊어버려라"고 위로하기에 바빴다. 경기 후 눈물을 흘리던 시먼을 꺼안고 위로했던 베컴은 "그 골은 시먼의 실수가아니라 크로스가 요행으로 골이 된 것"이라며 "시먼은 이번 대회 들어 최고의 골키퍼였으며 그를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은 망신스런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