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남미의 자존심 지키기에 나섰다. 남미의 5개 출전국중 유일하게 16강전을 통과한 브라질은 지난 21일 벌어진 유럽 축구의 상징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도 승리, 남미 축구의 저력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들어 자신들의 8강전 이전까지 4승2무5패로 근소한 열세였던 남미의 대유럽 상대 전적도 5승2무5패로 균형을 이루게 했다. 내용면에서나 기록면에서 아르헨티나의 탈락으로 충격에 빠진 남미 축구에 희망을 던지며 자존심 지킴이 역할을 충분히 해낸 것. 조별리그에서 유럽의 변방으로 8강 진출의 돌풍을 일으킨 터키를 2-1로 꺾었고잉글랜드와의 4강 티켓 싸움에서도 선제골을 내준 뒤 2골을 연이어 터뜨리며 2-1로역전승, 남미의 저력을 세계 축구팬들에게 확인시켰다. 하지만 브라질은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을 태세다. 남미 축구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기 위해 결승 진출은 물론 유럽의 강국 독일이결승에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축구를 양분하는 남미와 유럽의 대표 주자간 정면 승부로 화려한 개인기를앞세운 남미 축구와 파워에 조직력으로 무장한 유럽 축구의 우열을 가리자는 것이다. 브라질이 결승에서 독일과 만나 승리할 경우 남미는 유럽에 우위를 지킨채 대회를 끝낼 수 있고 98년 프랑스대회까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유럽과의 우승 싸움에서도 한 발 앞서게 된다. 지난 대회까지 16번 열린 월드컵에서 남미와 유럽은 각각 8번씩 우승을 나눠 가져 이번 대회 결승에서 브라질과 독일이 맞붙을 경우 균형은 깨질 수 밖에 없다. 이미 탈락한 아르헨티나 등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도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디뉴 등 `3R'의 화력한 공격력을 앞세운 브라질이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남미 축구의 자존심을 지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