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지난 94년 미국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2대0으로 리드하다가 경기종료 5분을 남기고 한국에 2골을 내줘 무승부를 기록한 악몽이 22일(한국시간) 광주에서 열리는 한국과의 8강전에서 재연될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94년 미 댈러스의 코튼 볼 구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 출전했던루이스 엔리케, 미구엘 앙헬 나달, 페르난도 이에로 등 적어도 3명의 스페인 선수들은 한국이 막판에 2골(홍명보.서정원)을 만회한 저력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엔리케는 "그때 댈러스의 날씨도 엄청나게 무더웠는데 전에는 그런 상황에서 뛴적이 없었다"며 "한국이 어떤 체력강화훈련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은 펄펄 날았다"고 술회했다. 엔리케는 "한국 선수들이 강인한 체력이 가장 분명한 장점이지만 기술적으로도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면서 "한국은 유럽출신 감독(거스 히딩크)의 지휘아래 전술적으로 강화됐으며 체력적으로도 8년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신문은 한국 선수들의 놀랄만한 스태미너에 대해 일각에선 `약물 복용' 의혹도제기되고 있지만 히딩크 감독은 "우리가 매우 열심히 노력했으며 건강식품이 없으면스피드를 높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현철 한국팀주치의의 말을 인용, 한국 선수들은 금지약물이 아닌 인삼이나 허브 등을 지난 3월이후 매일 세차례씩 복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LA 타임스는 한국이 세계를 놀라게 한 8강진출로 흥분과 감격에 휩싸이고히딩크 감독이 `국민적 영웅 대접'을 받는 반면 8강행이 좌절된 일본.이탈리아.멕시코, 16강행이 무산된 프랑스.아르헨티나.포르투갈 등은 감독 사퇴 및 패인 논란 등의 탈락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월드컵 게임을 취재중인 마이크 페너 기자는 (공의 반발력과 탄력, 회전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를 과학공상영화의 괴물로비유한 뒤 "어쩌면 피버노버가 우승후보들을 격침으로써 한국과 일본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왔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