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 종반 최고 분수령,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삼바 축구' 브라질의 4강 진출 시즈오카 대회전이 시작됐다. 일본 시즈오카 월드컵 경기장에서 21일 벌어진 잉글랜드와 브라질의 8강 첫 경기는 이번 대회들어 4경기 최소실점인 잉글랜드 1점, 최다득점인 13점이 말해주듯 창과 방패의 대결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의 승자는 오는 26일 사이타마 월드컵 경기장에서 돌풍의 주역 세네갈과 터키 경기의 승자와 결승행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 역대 전적에서는 8번을 싸우는 동안 브라질이 잉글랜드에 한번도 패하지 않고 4승4무(월드컵 2승1무. 국가대표팀간 평가전 2승3무)를 기록중이다. 브라질은 골키퍼 마르쿠스를 비롯해, 카푸, 루시우, 호케 주니오르, 에드미우손, 호베르투 카를루스, 질베르투 실바,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디뉴, 클레베르손이 선발출장 잉글랜드를 몰아붙인다. 이에 맞선 잉글랜드는 골키퍼 데이비드 시먼과 대니 밀스, 애슐리 콜, 트레버 싱클레어, 리오 퍼디낸드, 솔 캠블, 데이비드 베컴, 폴 스콜스, 마이클 오언, 에밀 헤스키, 니키벗이 선발출장했다. 브라질은 기본적으로 3-5-2 전술을 구사하지만 찬스가 오면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윙백이 치고 나오면서 순간적으로 3-2-5의 시스템으로 전환된다. 한국이 대이탈리아전에 후반에 모험을 걸었던 히딩크 감독의 전술처럼 공격지향적인 모습을 띤다. 지난 2년간 부상에서 허덕였던 호나우두가 이번 대회 매 경기마다 득점하겠다는 약속을 지금까지 충실히 지켜나가며 득점랭킹 1위(5골)를 달리고 있어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의 득점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월드컵대회 역사상 개인 최다득점이 6골 이하를 기록하고 있어 브라질의 4강 및 결승진출시 호나우두의 역대 기록경신도 기대해볼만하다는 평가. 브라질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 편대의 파상공세와 두 센터 백 퍼디낸드와 캠블이 이끄는 잉글랜드 포백 수비라인이 이를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이날 승부의 관건이다. 잉글랜드는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수비수 밀스의 어이없는 실수로 1골을 허용했을 뿐 4경기에서 탄탄한 철벽수비를 보이며 무실점으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덴마크에게 차례로 귀국행 비행기표를 선사했다. 이같은 철벽수비를 바탕으로 베컴의 자로 잰듯한 날카로운 패스에 이은 오언의 현란하고 박진감 넘치는 드리블, 헤스키의 강력한 힘 등이 잉글랜드의 공격을 이끈다. 이날 경기의 최대 묘미는 베컴과 카를루스의 출격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양자간 대결도 볼만한 대목. 카를루스와 베컴은 각각 왼쪽 윙백과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며 한 치의 양보 없는 충돌을 예상케한다. [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