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단=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8강에 오른 팀의 선수중누가 '등번호'에 어울리는 활약을 하고 있을까. 국가 마다 어느 정도 차이는 있으나 내로라 하는 세계적 미드필더나 스트라이커들이 선호하는 번호는 대개 10번을 중심으로 9번, 11번, 7번 등으로 압축되며 이때문에 이들 번호를 차지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통상 7번은 핵심 미드필더, 10번은 팀을 대표하는 플레이메이커나 공격수, 9번과 11번은 최전방 공격수에게 배정되나 이는 고정된 것은 아니다. 선수들은 이들 번호를 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팬들은이들을 선망의 눈초리로 바라보면서 번호에 합당한 플레이를 펼쳐줄 것을 요구한다. ◆10번 칼릴루 파디가(세네갈), 디에고 트리스탄(스페인), 히바우두(브라질), 이영표(한국), 클라우디오 레이나(미국), 라르스 리켄(독일), 마이클 오언(잉글랜드), 일디라이 바슈튀르크(터키). 이번 대회에서는 이들중 히바우두가 가장 돋보이고 있고 대회전 큰 관심을 끌었던 오언은 유명세에 비해 부진하다. 히바우두는 팀의 왼쪽 날개를 맡아 4경기에서 4골2도움을 기록하며 호나우두(5골)와 함께 이번 대회 참가 선수들중 가장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언은 당초 이번 대회의 강력한 득점왕 후보였으나 4경기에서 1골에 그치고 있다. 다만 '숙적'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값으로 따질수 없는'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 큰 위안. 지네딘 지단(프랑스), 프란체스코 토티(이탈리아), 후이 코스타(포르투갈), 아리엘 오르테가(아르헨티나), 파트리크 음보마(카메룬) 등도 10번을 달고 출전했으나팀이 조별 리그나 16강전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빛을 보지 못했다. 바꿔 말하면 이들이 등번호 값에 합당한 플레이를 펼쳐주지 못하고 부진했기 때문에 팀이 8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고 할 수 있다. ◆9번 술레이만 카마라(세네갈),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스페인) , 호나우두(브라질),설기현(한국), 조맥스 무어(미국), 카르스텐 양커(독일), 로비 파울러(잉글랜드),하칸 슈퀴르(터키). 이들중 호나우두와 모리엔테스, 설기현이 가장 돋보이고 있다. 호나우두는 현란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슈팅으로 '매경기 골' 약속을 지키며 4경기에서 5골을 기록,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세와 득점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리엔테스도 라울과 투톱을 이루며 4경기에서 3골을 넣어 스페인을 8강으로 이끄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난적 아일랜드와의 16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었고 파라과이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데 페드로와 황금 콤비를 이루며 2골을 터뜨려 3-1 승리를 견인했다. 설기현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못해 히딩크 감독의 애를태웠으나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후반 43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해결사'의 위상을 되찾았다. 반면 이번 대회 큰 활약이 기대됐던 양커와 슈퀴르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못하고 있다. 욘 달 토마손(덴마크)은 4골을 몰아치며 팀을 16강으로 이끄는 등 등번호 10번에 어울리는 맹활약을 펼쳤으나 잉글랜드에 패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고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필리포 인차기(이탈리아), 지브릴 시세(프랑스), 파울레타(포르투갈) 등은 등번호 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귀국 짐을 쌌다. ◆11번 엘 하지 디우프(세네갈), 프란시스코 데 페드로(스페인), 호나우디뉴(브라질),최용수(한국), 클린트 매시스(미국), 미로슬라프 클로세(독일), 에밀 헤스키(잉글랜드), 하칸 샤슈(터키). 클로세와 샤슈, 데 페드로 등이 가장 빛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이번 대회에 혜성처럼 나타난 클로세는 5골을 기록하며 미하엘 발라크, 올리버비어호프, 양커 등을 제치고 팀의 간판 골잡이로 자리잡았다. 샤슈는 조별 리그에서 2골2도움으로 팀이 16강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세계적 스트라이커인 슈퀴르를 밀어내고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했다. 스페인의 왼쪽 날개인 데 페드로는 이번 대회 직접 골은 넣지 못했으나 팀이 기록한 10골중 3골을 어시스트했다. 브라질의 '3R'중 하나인 호나우디뉴는 호나우두와 히바우두 그늘에 가려 있으나1골2도움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실뱅 빌토르드(프랑스), 에베 산(덴마크), 세르지우 콘세이상(포르투갈), 후안세바스티안 베론(아르헨티나), 알렌 복시치(크로아티아) 등은 이번 대회에서 큰 활약이 기대됐으나 팀이 8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좌초하는 바람에 등번호가 아깝다는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7번 앙리 카마라(세네갈), 에메르손(브라질), 김태영(한국), 다마커스 비즐리(미국), 올리버 노이빌레(독일),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 오칸 부르크(터키), 라울 곤살레스(스페인). 베컴과 라울, 앙리 카마라가 단연 돋보이고 있다. '꽃미남' 베컴은 덴마크와의 16강전에서 첫골과 세번째 골을 어시스트, 팀이 8강에 오르는데 일등 공신이었다. 스웨덴과의 조별 리그 2차전에서는 멋진 코너킥으로 숄 캠블의 선제골을 유도했고 이번 대회 1라운드의 최대 '이벤트' 였던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전반 44분 오언이얻은 페널티킥을 차넣어 당대 최고의 '키커'임을 입증했다. 스페인의 스트라이커인 라울은 4경기에서 3골을 넣어 큰 대회에 약하다는 '징크스'에서 벗어나며 팀의 8강 진출에 큰 공을 세웠고, 세네갈의 앙리 카마라는 '죽음의 조'에서 1위로 올라온 스웨덴과의 16강전에서 혼자 2골을 넣은 것을 포함 이번대회 3경기에서 2골2도움을 기록중이다.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이탈리아),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등은 이번 대회의 가장 빛나는 '7번' 후보였으나 팀이 모두 한국에 패해 16강전과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눈물을 흘리며 귀국했다. (서울=연합뉴스)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