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각국 대표팀을 지휘해온 사령탑들의 대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또 월드컵 기간 `국외자'로 숨죽이고 있던 숨은 명장들이 2006독일월드컵과 유로2004, 아프리카네이션스컵 등에 대비해 새로운 승부사로 등장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감독은 일본을 16강 반열에 올려놓은`하얀 마법사' 필리트 트루시에 감독과 `아트사커의 전도사' 에메 자케 전 프랑스감독, 세네갈의 돌풍을 연출한 브뤼노 메추 감독 등이다. 트루시에 감독은 일본에 고별을 선언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우디는 참담한 성적표로 경질이 기정 사실화된 나세르 알조하르 감독의 후임자를 구하기 위해 압둘라 왕세자가 직접 나서 트루시에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내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트루시에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자케 감독에게 추파를 보내고 있으나당사자의 고사가 문제. 프랑스축구협회(FFF) 기술위원인 자케는 2년 전 트루시에 경질설이 나돌았을 때도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 바 있으나 정작 자케 자신은 일본 축구를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네갈의 8강 돌풍을 이끌어낸 프랑스 출신 브뤼노 메추 감독도 두 나라의 대표팀 감독 제의를 받은 데 이어 프랑스 르샹피오나리그 세당과 터키리그 가지안테스포르의 클럽팀 감독직도 제안받아 주가가 한없이 치솟고 있다. 메추 감독은 세네갈의 경기가 끝나는 대로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계약이 만료되는 마르셀로 비엘사 아르헨티나 감독 후임에는 현 청소년팀 사령탑인 호세 페케르만 감독이 유력하다. 이번 대회 조 추점 때까지 대표팀 감독대행을 맡았던 페케르만은 위기의 해결사로 `화려한 컴백'을 하는 셈. 그러나 '86멕시코월드컵 아르헨티나 우승의 주역 오스카르 루게리도 대표팀 감독을 욕심내고 있어 예상대로 지휘봉을 잡을 지 장담하기는 이르다. 카메룬 사령탑을 맡았던 독일 출신 빈프리트 셰퍼 감독도 이달말 계약만료를 앞두고 유임이냐, 이동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카메룬은 음크파트 체육장관이 직접 나서 파리에서 셰퍼 감독과 회동하는 등 유임작전을 펴고 있으나 셰퍼가 다른 나라의 용병감독으로 갈 가능성도 많다. `절대 휴식'을 선언하고 잠적한 `16강 청부사'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도 중국에서 손을 뗀 만큼 각국의 구애 손길이 쇄도하고 있다. 코스타리카, 멕시코, 미국, 나이지리아에 이어 중국을 맡았던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용병술이 이미 검증된 만큼 2006독일월드컵에서 재도약을 노리는 각국이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의 거스 히딩크 감독도 포르투갈 감독 물망에 올라 이목을 끌고 있다. 데일리사커닷컴은 히딩크 감독이 한국 사령탑 유임, 포르투갈 감독,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 감독 중 한가지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본인의 속내는 알 수없는 상황. 경질로 가닥이 잡힌 안토니우 올리베이라 포르투갈 감독 후임에는 이번 대회 개막직전까지 남아공 감독을 맡았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로제 르메르 감독이 물러날 것으로 보이는 프랑스 감독에는 트루시에 감독도 물망에 올랐으나 사우디 쪽으로 방향을 틀 경우 대표팀 주장 출신 디디에 데샹(모나코감독)과 미셸 플라티니의 단짝 장 티가나(프리미어리그 풀햄 감독)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슬로베니아의 베컨바워' 슈레치코 카타네츠 감독과 AC밀란 스카우트로변신한 세사레 말디니 감독도 일단 지휘봉을 놓고 있는 만큼 각국의 적극적인 영입대상 후보에 속해 있다. (서울=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