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전은 우리에게 맡겨 달라.' 한국 축구대표팀이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8강에 오르는 동안 출전기회를 잡지못했거나 짧은 시간 조커로 나섰던 태극전사들이 '체력전'으로 펼쳐질 오는 22일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는 반드시 한 몫을 해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차두리(고려대), 최태욱(안양), 이민성(부산)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한국선수들로서는 지난 18일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117분간의 격전을 치렀던데다 스페인과의 8강전 당일 광주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29도로 예상되는 만큼 더운 날씨속에 경기해야 하는 탓에 체력적인 준비상태가 다른 어떤 요인보다도 출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상황. 거스 히딩크 감독도 "체력 회복여부가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가운데 그동안 별다른 체력소모가 없었던 이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는 것. 오른쪽 날개자리가 전공인 차두리는 특히 앞선 이탈리아전에서 후반 38분 교체투입돼 오버헤드킥으로 멋진 슈팅을 날린 것을 비롯해 전에 없이 안정된 플레이를 펼쳐 컨디션이 절정에 올라있음을 알렸다. 오른쪽 윙포워드 자리에는 박지성이 버티고 있지만 차두리는 미드필드플레이에 능한 박지성과는 차별되는 폭발적인 돌파력과 몸싸움 능력을 갖춰 스페인의 노쇠한 측면수비를 흔들기 위한 카드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역시 동갑내기 박지성의 맹활약 속에 이제껏 한 차례도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최태욱 또한 주전 공격수들이 무더위속에 체력저하를 느낄 경우 즉시 투입돼 특유의 스피드와 강한 슈팅력을 선보이겠다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또한 만능 수비수 이민성도 오른쪽의 최진철(전북)이 이탈리아전을 마친 뒤 극심한 체력소모로 링거까지 맞았을 만큼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데다 왼쪽 수비수 김태영(전남)이 코뼈가 함몰되는 부상을 입은 터여서 어느때보다 출전가능성이 높다. 이민성은 선발로 출전하거나 30대 노장인 주전 수비수들이 체력저하를 느낄때면 언제고 투입돼 제 몫을 해 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비록 지금까지는 조연이었지만 한국의 4강행에 결정적인 일조를 함으로써 전승파티에 기분좋게 동참하겠다는 이들의 투지가 빛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전=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