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두-히바우두 VS 베컴-오언' 이름만 들어도 축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최고의 스타 콤비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친다. 이변과 파란속에 수많은 스타들이 빛을 잃어가는 동안에도 명성에 걸맞은 눈부신 광채를 내뿜고 있는 이들이 격돌할 무대는 브라질과 잉글랜드의 8강전이 열릴 21일 일본 시즈오카월드컵경기장. 양팀 모두 8강 진출팀중 최강의 전력이라는 평가속에 양팀 주력선수인 이들은 결승전에 임하는 자세로 자신들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각오여서 팬들은 월드컵 축구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려한 개인기와 탁월한 골결정력을 갖춘 `삼바 축구'의 쌍두마차 호나우두와 히바우두는 잉글랜드가 4경기에서 1골밖에 내주지 않으며 선전하고 있지만 그것은 아직 제대로된 `임자'를 못만났기 때문이라며 화려한 골잔치를 벼르고 있다. "매 경기 골을 넣겠다"는 약속을 철석같이 지키며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호나우두(5골)는 이 경기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축구 황제'로 등극하겠다는 다짐이다. `왼발의 마술사' 히바우두(4골)도 벨기에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는 등 결정적인 순간마다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더욱 무서운 것은 호나우두와 히바우두가 호나우디뉴와 함께 이룬 `3R 편대'가 완숙단계에 이르면서 기존의 개인기 위주의 축구에 짜임새있는 조직력도 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맞서는 오언과 베컴은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지키며 `브라질 시대'의 종언을 고하겠다는 다짐이다. 당초 유력한 득점왕 후보중 하나로 꼽히던 '원더보이' 오언은 조별리그에서는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펼쳤지만 덴마크와의 16강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뽑아내며 부활을 알렸다. 특히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를 동반한 오언의 돌파는 조직력보다는 개인기로 맞서는 브라질 수비를 상대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별리그에서 오언이 침묵하고 있는동안 잉글랜드를 결승 토너먼트로 이끈 팀주장 베컴도 송곳 패스를 골로 연결할 오언이 살아남에 따라 그 진가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베컴은 또한 브라질 골키퍼인 마르쿠스가 다소 무게가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보여주지 못했던 환상적인 프리킥 묘기로 축구팬들을 매료시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