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9일 '한국,집념의 역전'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과거 월드컵에서 1승도 올리지 못했던 한국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했음을 증명해 보인 1백17분간이었다"며 "아시아의 호랑이가 세계의 호랑이가 됐다"고 극찬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팀은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열려하지 않고 부수고 말았다"며 한국의 공격력을 높이 샀다. ○…'고려의 영웅들이 이탈리아에 칼을 휘두르다.' 베이징 최대 일간신문인 천바오(晨報)는 "분단국인 북한과 한국이 유사한 상황에서 이탈리아에 패배의 쓴잔을 안겨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한국과 북한을 통틀어 고려(高麗)라 지칭하며 같은 민족임을 부각시켰다. 천바오는 또 1면 거의 절반을 할애,붉은악마 복장을 한 어머니가 어린 아이를 안고 환호하는 사진을 싣기도 했다. 중국체육보는 이번 월드컵에서 붉은 색은 승리를,청색은 패배를 뜻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푸른색 계통의 유니폼을 입은 우승 후보국이 예선에서 탈락한 데 이어 같은 푸른색 옷을 입은 이탈리아도 탈락했다"며 "반면 한국의 돌풍으로 붉은 색은 승리의 색으로 각인됐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한·일 월드컵대회에서는 '우뚝 솟아오르는 우승후보감이 없다(there is no towering favorite)'고 분석했다. 8강 중 브라질이 유력한 우승후보이긴 하나 굉장한 팀(a great team)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잉글랜드팀도 8강에 올라간 것에 대해 스스로 놀라고 있다며 우승후보로서는 다소 실력이 모자란다는 것. 또 독일과 스페인팀은 영국과 비슷한 수준이며 이변의 주인공들인 한국 세네갈 미국은 우승권과 거리가 먼 팀들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지는 "바이런 모레노 심판의 한-이탈리아전 판정은 정당했다"고 평가했다. 르 피가로는 "한국에 패한 이탈리아는 심판 판정을 비난하고 있으나 에콰도르 출신 모레노 주심의 판정은 신용할 만하며 영예롭게(honorable) 경기를 진행시켰다"고 지적했다. 일간 르파리지앵은 "한국이 거인(이탈리아)을 짓눌렀다(la Coree terrasse un geant)"고 표현하며 "또 다른 유럽 강호 스페인과 맞붙게 될 토요일 8강전도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베라시옹은 '한국의 쾌거,이탈리아의 쓰라림'이라 표현했고,TF1의 월드컵 종합 생방송 프로그램 '투스 앙상블'은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은 이번 월드컵 대회 개막 이후 가장 흥미진진한 경기였다"며 "22일 한국과 스페인의 대결도 4개의 8강전 중 가장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전했다. ○…'히딩크의 나라' 네덜란드 국민들도 붉은 악마가 됐다. 네덜란드는 한국의 태극전사를 자국 대표팀처럼 열렬히 응원했고 한-이탈리아 16강전을 생중계한 네덜란드 2TV는 "한국이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무찔렀다"고 환호하며 "히딩크와 태극전사는 4강도 두려울 게 없다"고 흥분했다. 알흐메인다흐블라트지는 "히딩크는 전생에 한국 장군이었을 것"이라며 이번 승리를 '히딩크와 태극전사의 합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대사관(대사 김용규)에서 함께 경기를 관전한 한국 교민과 네덜란드인들은 한목소리로 '숙세스 코레아(Succes Zuid-Korea·한국 승리)'를 외쳤다. 한국 월드컵 응원가 '아워 드림'을 음반으로 취입한 인기 남녀 듀엣 '드블 디'도 대사관에서 열린 응원에 참석,한국과 히딩크의 선전을 기원했다. ○…베트남의 유일한 종합영자지인 국영베트남뉴스와 인민일보 등은 "온 아시아에 희망을 심어준 한국축구의 8강 진출은 위기에서 강한 한국민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신문은 "이번 8강은 60년대 빈곤의 역사를 청산하고 근대화를 이룬 한국의 저력과 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넘어선 한국민의 위기대처 능력을 합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탈리아를 이긴 상승세를 타면 스페인 또한 넘지못할 산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프놈펜데일리 등 캄보디아의 신문들도 한국의 8강 진출을 "월드컵 사상 최대의 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9일 최근 제기되고 있는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을 일축했다. FIFA 키스 쿠퍼 대변인은 이날 일본 요코하마의 국제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심판도 선수나 코치,기자와 마찬가지로 종종 실수할 때가 있다"고 전제한 뒤 "단지 그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퍼 대변인은 "심판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은 사안은 검토할 계획이 없으며 이번 대회에서 심판 판정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FIFA의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 도쿄=양승득.베이징=한우덕 특파원.오광진 기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