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축구 대표팀을 잡아라. 유럽 '빅 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유명 프로구단들이 단순한 스카우트 제의를 넘어 막대한 몸값을 지불하겠다며 돈 보따리를 들고 몰려오고 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걸림돌인 병역문제가 해결되면서 해외 진출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선발등판 경기처럼 안정환 설기현 등의 빅 리그 경기가 안방에 생중계될 날도 멀지 않았다. 포르투갈을 무너뜨리는 결승골을 터뜨린 박지성(21)은 이탈리아 AS로마와 안정환(26)이 소속된 페루자에서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2000년 연봉 5천만엔(약 5억여원)을 받고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로 진출했다. 일본소속팀도 박지성의 유럽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밝혀 그의 빅 리그 입성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몸값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지만 네덜란드 1부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이 스카우트 경쟁에 뛰어들 경우 수백만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한 안정환은 잉글랜드 첼시 등 유럽 4∼5개 팀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을 고를 수 있는 입장이다. 그는 그동안 페루자에서 출전기회를 많이 잡지 못하며 속앓이를 해왔다. 페루자와는 2000년 7월 이적 당시 2백50만달러로 계약을 맺었는데 재계약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안정환은 다른 팀으로 갈 경우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25·이탈리아 파르마)가 2천6백만달러를 받은걸 감안하면 1천만달러 돌파도 내다볼 수 있다. 벨기에 안더레흐트(23)에서 활약중인 설기현의 몸값 역시 치솟고 있다. 종전의 2백만달러로는 그를 묶어둘 수 없게 됐다. 설기현은 여의치 않을 경우 잉글랜드 등 더 큰 물로 이적할 가능성도 높다. 순수 국내파들도 '상한가'를 치고 있다. 당장 유럽에서 통할 것으로 평가받는 송종국(23·부산) 김남일(25·전남) 이영표(25·안양) 등은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독일 분데스리가 등에서 스카우트 표적이 되고 있다. 한편 일본 J리그에서 뛰고 있는 노장 황선홍(34) 유상철(31) 등은 소속팀과의 재계약 협상에서 계약금 인상 등의 '당근'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