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일본에 월드컵첫 승과 16강 진출을 선사한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이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는 말로 묘한 여운을 남겼다. 오는 18일 터키와의 16강전을 앞두고 있는 트루시에 감독은 "이번 대회가 끝나자 마자 특정팀과 계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모든 것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주변을 둘러 볼 시간을 갖겠다"고 17일 밝혔다. 당초 이번 대회가 끝나면 일본팀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던 트루시에 감독은 일본팀의 16강 진출 이후 자신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조국인 프랑스의 로제 르메르 감독후임으로까지 거론되자 거취 문제에 대해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 자신을 영웅 대접하는 일본을 당장 떠나는 아쉬움과 더 좋은 팀에서 사령탑을해보고 싶은 욕심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것. "솔직히 말해 조금 지쳤다"는 트루시에 감독은 "일본에 남는 것도 조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쉽지가 않다"며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트루시에 감독의 지인들도 "일본이 16강에서 탈락한다면 트루시에가 관중의 입장으로 여유있게 월드컵을 즐길 것이라는게 현재로서는 가장 확실하다"고 전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