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27·미국)가 제102회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5백50만달러)에서 나흘동안 단 한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지난 4월 마스터스 우승에 이어 US오픈마저 석권함으로써 골프역사상 전무한 '그랜드 슬램'(한 해에 4개의 메이저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것) 달성에 파란 불을 켰다. 1,2라운드에서 공동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최경주(32·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최종일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공동 30위에 만족해야 했다. 우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스테이트파크 블랙코스(파 70·길이 7천2백1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2오버파 72타(버디 2,보기 4)를 쳐 4라운드합계 3언더파 2백77타로 필 미켈슨을 3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우즈는 메이저대회 '역전 불허' 신화를 이어가면서 통산 메이저 왕관을 8개로 늘렸다. 역대 메이저대회 다승부문 5위다. 우즈는 1972년 잭 니클로스 이래 30년만에 마스터스와 US오픈을 같은해 제패한 선수가 됐다. 또 그랜드슬램 달성의 반환점을 돌아 과연 그가 남은 메이저대회(브리티시오픈 USPGA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할 수 있을지 세계골프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즈는 최종일 추격자들인 미켈슨과 세르히오 가르시아(22·스페인)에게 2타차까지 쫓기기도 했지만 정확한 샷(드라이버샷 정확도 86%,그린적중률 83%)을 앞세워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우즈는 폭풍우 때문에 경기가 49분간 중단됐다가 재개된 후 13번홀(파5·5백54야드)에서 특유의 장타력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버디를 잡았다. 드라이버샷에 이어 2백63야드거리에서 2번아이언샷을 그린에 올려 2퍼트로 홀아웃한 것. 우즈는 대회 사상 가장 길고,최난코스라는 블랙코스에서 유일하게 합계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을 차지했다. 상금은 1백만달러. 우즈에 5타차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미켈슨은 이븐파 70타로 선전했지만 우즈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다. 미켈슨은 이번이 메이저대회 도전 40번째. 세계랭킹 2위 미켈슨과 5위 가르시아의 '메이저 무관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거리다. 최경주는 이날 7오버파 77타,합계12오버파 2백92타를 기록하며 중위권으로 처졌다. 보기만 7개 기록했는데 그가 미 투어에서 한 라운드에 버디를 하나도 잡지 못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최경주는 그러나 3만5천6백39달러(약 4천4백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