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연장 14분에 갈렸다. 스웨덴의 일방적인 공격이 계속되던중 승리의 주역 세네갈의 앙리 카마라가 중앙돌파에 이은 슛으로 경기를 끝냈다. 대회 첫 연장전 승부이자 첫 골든골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앙리 카마라가 월드컵에 처녀 출전한 조국 세네갈을 8강에 올려놓으며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카마라는 세네갈이 스웨덴에 0-1로 뒤지던 전반 37분 오른쪽 문전에서 현란한 개인기로 스웨덴의 수비수 2명을 제치고 동점골을 터뜨린 데 이어 연장 14분 파프 티아우로부터 넘겨받은 볼을 아크 왼쪽으로 드리블한 뒤 왼발 땅볼 슛,이번 대회 첫번째 골든 골을 작렬시켰다. 카마라는 엘 하지 디우프와 함께 투톱을 이뤄온 세네갈 부동의 오른쪽 공격수. 세네갈의 결승토너먼트 진출이 걸렸던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파프 부바 디오프의 2,3번째 골을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오가며 결정적으로 어시스트했던 것도 바로 카마라였다. 지난달 31일 프랑스와의 개막전에서는 브뤼노 메추 감독이 디우프만 원톱으로 내세우고 미드필드를 5명으로 보강하는 바람에 출장기회를 잡지는 못했지만 16강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1백% 발휘하며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나이 25세지만 99년 대표팀 발탁후 이번 본선전 국제경기 출전경험은 34회로 팀내 최다선수 중 하나일 정도로 많다. 개인득점도 7골로 디우프(22경기 13골) 다음으로 많다. 2000년과 2002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에서 뛰었고 지난해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맹활약,본선진출에 일조했다. 1백76㎝, 67㎏의 가냘픈 체구지만 상대 수비진을 뒤흔드는 날렵한 움직임이 일품. 또 수비에도 가담하는 부지런함이 돋보여 2년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는 최우수선수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날 스웨덴과 세네갈은 승패 여부와 상관없이 경기 내내 박진감 넘치는 내용으로 오이타월드컵경기장을 찾은 4만여 축구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8강 문턱에서 좌절한 스웨덴으로서는 게임메이커 융베리의 결장과 연장 5분 스벤손의 슛이 세네갈 골대를 맞고 튀어나온 불운이 겹친 것이 아쉬웠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