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은 강호들의 무덤이었다.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 우승후보로 꼽히는 축구명가들은 힘한번 제대로 못쓰고 예선라운드에서 줄줄이 나가떨어졌고 각국의 슈퍼스타들도 고개를 숙인채 팬들을 뒤로한채 쓸쓸히 귀국행 보따리를 싸야 했다. AP통신은 대회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다 부진한 팀성적으로 사라진 10명의 스타플레이를 선정했다. ▲지네딘 지단= 지단에게 이번 월드컵은 최악의 대회다. 프랑스의 대회 2연패를 이끌 위대한 스타였던 그는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허벅다리 부상으로 신음하다 1경기에만 출전, 단 한골도 기록하지 못한채 참담히 돌아갔다. ▲클라우디오 카니자= 6년간의 공백끝에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3번째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월드컵 우승의 마지막 단꿈을 꾸었으나 부상으로 첫 두경기에 결장해야 했다. 마지막 스웨덴전에서는 교체멤버로 선수명단에 이름을 올라 팬들의 관심을 끌었으나 주심에게 항의하다 끝내 벤치에서 퇴장당해야 했다.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바티스투타는 아르헨티나 대표선수로의 고별무대인 이번 대회에서 게르트 뮐러의 월드컵 최다골(14골)을 깨고자 했지만 10골에 그친채 팀이 탈락하자 '10년간의 대표팀 생활중 최악의 순간'이라고 탄식했다. 게임메이커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장담했던 베론도 부진속에 스웨덴전에서 벤치에 앉았다가 후반 교체투입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주앙 핀투= 포르투갈 황금세대의 주역중 한명인 간판 스트라이커임에도 불구 예선라운드에서 단 한골도 뽑지 못한 채 한국전에서는 비신사적인 태클로 퇴장까지 당했다. 황금세대의 종식을 알린 셈. ▲로이 킨= 아일랜드의 주전 미드필드인 로이 킨은 개막직전 믹 매카시 감독과의 불화로 돌연 귀국, 화제를 모았으나 아일랜드가 그없이도 무난히 16강에 진출하자 머쓱한 신세가 됐다. ▲즐라토크 자호비치=슬로베니아 전력의 축인 자호비치는 스페인전에서 1-3으로 패한뒤 자신을 교체한 카타네츠 감독에게 항명, 귀국조치됐다. ▲다보르 슈케르= 98년 프랑스월드컵때 크로아티아를 4강에 진출시키며 득점왕에 오른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득점왕을 장담했으나 멕시코전에서 63분만 뛴 채 물러났다. ▲보라 밀루티노비치= 유고 출신의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지금까지 4개 국가의 대표팀을 맡아 모두 16강에 진출시켰으나 중국사령탑을 맡은 이번 대회에서는 단 한 골도 얻지 못하고 3전전패를 기록, 명성에 금이 갔다. ▲사미 알자베르= 사우디아라비아의 두번째 16강 진출을 이끌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았지만 독일전에서 0-8로 패할때 무릎 인대를 다쳤고 카메룬전이 끝난 다음날에는 위통증으로 병원에 입원, 수술대에 오르는 신세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