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조 예선 한국-포르투갈전이 열리는 14일 전국이 다시 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번 포르투갈전은 우리 대표팀의 사상 첫 16강 진출을 결정하는 경기로, 지난 10일 미국전 때의 2배가 넘는 200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전국 226곳에서 길거리 응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오전부터 서울시청 앞과 대학로 등 응원의 거리에는 붉은 옷을 입은 인파들이 몰려들어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의 구호를 외치기 시작, 뜨거운 응원열기를 실감케 했다. 특히 이날 경기는 저녁 8시30분에 열리게 돼 전국의 거리와 직장, 가정, 유흥업소에서는 밤늦도록 `월드컵 몸살'을 앓을 전망이며, 우리 대표팀이 승리할 경우 전국은 축제 한마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거리 응원전 `후끈' = 경찰은 이날 전국 226곳에서 160여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거리 응원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난 한-미전 때보다 더 많은 200만명의 응원인파가 몰리면서 전국이 `붉은 바다'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광화문과 시청앞 일대 50여만명을 비롯해 부산역 광장 16만명, 인천 문학플라자와 시청광장 15만명,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13만명, 광주 시민공원 7만명 등이 운집할 것으로 경찰은 예상했다. 대형 전광판은 서울시청앞 3대를 비롯해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강남 코엑스몰, 상암월드컵 평화의 공원 등 전국적으로 모두 226개가 설치된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인천 문학경기장등에 177개 중대 2만1천여명을 배치, '인의 장막'을 펼칠 방침이다. ◆ 붉은 악마 `출정식' = 한국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 악마'는 중부지부에서 7대, 영.호남지부에서 각각 3대, 2대 등 모두 12대의 버스에 1천여명이 나눠타고 인천 문학경기장으로 집결, 본격적인 응원준비에 나섰다. 이에 앞서 `붉은 악마' 신일철 회장은 이날 인터넷 메시지를 통해 "2002 월드컵은 최선을 다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국민 모두가 사상과 종교, 지역, 빈부 차이를 넘어 하나로 묶어줬다"면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 응원하자"고 밝혔다. `붉은 악마'팀은 이날 가로 60m 세로 40m, 무게 1.2t의 초대형 태극기와 미국전에서 깜짝 등장했던 카드섹션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붉은 악마' 대구지회장 박동문(28)씨는 "오늘 대 포르투갈전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색다른 응원을 펼칠 예정"이라며 "경기장 전체에 콘크리트를 볼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리아팀, 파이팅' 응원단도 이날 오전 인천고교에서 응원단 250명과 인천지역 소년.소녀 가장 등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얼굴과 몸에 페인팅을 한 채 '코리아팀 필승 출정식'을 가졌다. ◆ 인터넷 서명운동 = 한국-포르투갈전을 앞두고 사이버상에서도 응원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월드컵 관련 한 인터넷 사이트(http://worldv.com)는 `88 올림픽 4위의 대업', '또 한번의 월드컵 우승을 쟁취하자', `천만명 기원서명으로 우승의 영광을 다시 한번'을 염원하며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4일 폴란드와 한국의 첫 경기 이후 우승을 기원하는 사이버 서명운동은 급속히 퍼져 지금까지 모두 1만6천522명이 방문하고 8천614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또다른 커뮤니케이션 인터넷 사이트 레떼닷컴(www.lettee.com)도 월드컵 시작부터 `한국팀 16강 진출 기원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여 지금까지 모두 65만4천877명이라는 엄청난 네티즌들이 동참했다. ◆ 초.중.고, 대학가 `월드컵 열기' = 인천시내 165개 초.중.고 학생들은 각 학교당 1개씩 가로 8m 세로 1.2m 크기의 대형 현수막에 포르투갈전 승리를 기원하는 서명을 해 문학경기장 앞과 주변에 걸어놓는 등 대표팀 승리를 기원했다. 지난 4일 이래 전국의 학생들은 교복 대신 붉은 옷을 입고 등교했으며, 서울 구로동 유한공고의 경우, 이날 전교생의 90% 가까이가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등교했다. 황선홍과 유상철, 이영표, 현영민 선수를 배출한 건국대는 이날 교내 대운동장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하고 단체관람.응원전을 벌일 예정이다. 인근 주민들까지 초청, 최대 5천여명이 참석, 열띤 응원전을 벌일 것으로 학교측은 예상했다. 한양대는 교내 광장인 `한마당'에서 막대 풍선 등 응원도구를 나눠주며 교내 응원단 `루터스'와 함께 응원전을 벌이기로 했다. ◆ 직장마다 월드컵 화제 = 대부분 직장인들도 이른 아침부터 출근, 딱딱한 선거 얘기는 일찌감치 접고 저녁에 벌어질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 등 월드컵 얘기로 화제를 돌려 곳곳에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들은 한국팀이 16강행을 결정짓는 포르투갈과의 중요한 결전을 놓고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한마음으로 한국팀 필승을 예측했고, 저마다 내기를 하며 '코리아 필승'을 간절히 외쳤다. 이날 포르투갈전이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경기인 만큼 다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길거리 응원전에 나서자는 분위기여서 온종일 각 직장에는 긴장과 흥분이 넘쳐 흘렀다. 강남구 논현동 벤처기업 시네웰컴 직원 30여명은 인근 극장을 빌려 제휴사, 협찬사 직원들과 더불어 대형 스크린을 보며 한국팀 경기에 열렬한 응원을 보내기로 했다. 삼성 SDS의 김용선(29)씨는 "직접 경기장에는 가지 못하지만 오늘 광화문에 나가 '붉은 악마'와 함께 응원할 것"이라며 "다시 4년을 기다릴 수 없다는 각오로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