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베트남인들의 축구열기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국 대표팀에 대한 뜨거운 성원. 베트남인들은 한국의 경기가 있을 때 마다 자국팀의 경기처럼 아예 업무를 제쳐놓고 TV앞에 모이고 한국팀의 선전에는 현지 교민들이 의아스러워 할 정도로 기쁨을 감추지않는다. 이러한 베트남인들의 한국팀 사랑에는 물론 한국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특별한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나 대리만족과 미래에 대한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베트남축구는 수십년간의 내전과 빈곤, 공산주의식 운영 등으로 아직 동남아에서도 중위권에 머물고있다. 90년대 말부터 프랑스와 영국 등의 코치들을 불러들여 축구중흥에 나선 베트남은 2000년부터 세미프로를 창설하고 올해 프로전환이 시도될 만큼 급속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내년 홈에서 벌어지는 동남아경기대회에서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라이벌들을 제치고 우승을 목표로하고있는 베트남은 자신들의 기량이 아직은 월드컵본선에 오르지 못하는 점을 인식하고 우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나라들의 선전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으려하고 있다. 사상 첫 월드컵 전경기 생중계에다 연일 월드컵특집을 내고있는 베트남의 언론들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중국의 탈락으로 최종대표가 한국과 일본으로 압축되자 모든 뉴스의 초점을 한국과 일본에 모으고있다. 베트남의 열광에는 미래에 대한 포석도 깔려있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팀이 선전해야 아시아에 대한국제축구연맹(FIFA)의 티켓배정이 유리하기 때문. 늦어도 2014년 월드컵에서는 본선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장기목표를 세우고있는 베트남으로서는 아시아에 배정되는 티켓이 3팀으로 줄어들 경우 그만큼 목표달성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구를 생활처럼 좋아하는 베트남인들은 왜 한국팀을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그저 한국이 좋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