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팀의 한(恨)을 대표팀이 풀어주겠다.' 사상 첫 월드컵 16강 진입을 놓고 포르투갈과 한 판 승부를 벌이는 한국 축구대표팀에게는 또 다른 의미의 책임이 주어졌다.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는 이번이 양팀간 첫 대결이지만 한국과 포르투갈은 청소년대회에서 통산 2차례 만났고 그때마다 번번이 무릎을 꿇어 가슴에 앙금이 쌓일 대로 쌓였다. 결국 14일 포르투갈과의 '인천대첩'을 통해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숙원도 풀고 아우들이 당한 패배의 아픔도 씻어내겠다는 각오가 대표팀 선수들의 눈빛에 살아있다. 지난 91년 남북한 단일팀(코리아팀)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홈팀 포르투갈과 만났다. 강호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아일랜드와도 1-1로 비겨 승승장구하던 코리아팀은 골키퍼의 실수로 프리킥을 내주었고 결국 이를 빌미로 실점, 0-1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조 1위를 목표로 했던 코리아팀은 포르투갈에 발목을 잡힘으로써 조 2위로 결승토너먼트에 오르는 바람에 8강에서 브라질과 만나게 됐고 결과는 8강 진출로 만족. 당시 코리아팀의 발목을 잡았던 포르투갈 청소년대표팀 주축은 바로 14일 한국대표팀이 인천문학경기장에서 만나는 포르투갈 대표팀의 피구, 후이 코스타, 주앙핀투 등이었다. 청소년대회에서 포르투갈과의 두번째 만남은 지난 99년 나이지리아대회. 당시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포르투갈과 만났고 1-3으로 졌으며 첫 경기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한국은 2차전에서 우루과이에 패하면서 장담했던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따라서 99년 청소년대표팀 멤버였던 송종국, 설기현에게 14일 '인천대첩'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이밖에 포르투갈은 지난 66년 잉글랜드월드컵 8강전에서 북한을 5-3으로 꺾어 북한의 4강 진출을 좌절시켜 축구 무대에서 만큼은 한민족과 악연을 이어왔기에 이 경기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남다르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