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스까(폴란드) 축구는 결코 녹슬지 않았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 축구대표팀이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미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3-1로 승리, 뒤늦게 동유럽 파워의 진가를 알렸다. 폴란드는 이날 눈깜짝할 사이에 에마누엘 올리사데베(파나티나이코스)와 파베우크리샤워비치(프랑크푸르트)가 2골을 몰아치고 마르친 제브와코프(무스크론)가 1골을 보태 막판에 1승을 건졌다. 예지 엥겔 감독은 이날 골키퍼 라도스와프 마이단(괴즈테페이즈미르) 등 앞선 2경기에 한번도 스타팅멤버로 나서지 않았던 7명을 선발 기용, 경기를 포기하는 것아니냐는 의문도 던졌지만 정반대로 촘촘한 조직력과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한국과 포르투갈전에서는 수비라인에서 최전방으로 한번에 연결하는 단조로운공격루트로 재미를 보지 못했으나 이날은 마레크 코즈민스키(안코나)의 활발한 왼쪽측면돌파 등 공간을 폭넓게 사용했다. 앞선 경기에서 수비수들에 발이 묶여 이름값을 못했던 올리사데베는 이날 흑인특유의 유연한 몸놀림과 과감한 문전 대시속에 첫 골도 뽑아내 뒤늦게나마 부진을털었다. 특히 전원 후보로 구성된 포백 수비라인은 커버플레이는 물론 몸을 사리지 않는플레이로 미국의 예봉을 무력화시켰다. 이들 수비수는 물론 중앙 미드필드로 나선 체자리 쿠하르스키(레기아 바르샤바)등 한번도 선발 출장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활약이 컸다. 엥겔 감독이 "우리팀은 주전 비주전 할 것없이 기량이 고르다"고 말한 게 빈말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셈이다. 폴란드가 1승이라도 건지고 돌아가야 자국 팬들을 대할 면목이 있지만 이날 폴란드의 플레이는 어찌보면 한국팀에 16강 선물을 안겨주기 위한 의미로도 해석됐다. 결장한 골키퍼 예지 두데크(리버풀)도 "한국의 환대에 보답하기 위해 미국을 반드시 꺾겠다"고 말했고 엥겔 감독도 "명예롭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미국전 각오를밝혔기 때문. 엥겔 감독의 말대로 폴란드는 후회없는 경기로 마무리를 장식, 처졌던 어깨를들고 귀국길에 오르게됐다. (대전=연합뉴스)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