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터키가 힘겹게 16강에 합류했고 브라질은 조별리그 3전승으로 '영원한 우승후보'의 위력을 과시했다.

월드컵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리는 이탈리아는 13일 일본 오이타에서 열린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G조 마지막 경기에서 멕시코를 맞아 1-1로 비겼으나같은 조의 크로아티아가 에콰도르에 0-1로 덜미를 잡힌 덕에 조2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를 꺾었던 크로아티아는 요코하마에서 낙승이 예상되던 약체 에콰도르를 맞아 대승을 기대했으나 졸전 끝에 패퇴, 지난 98년 프랑스대회 3위의 체면을 완전히 구기며 탈락했다.

멕시코는 2승1무승부(승점7)로 여유있게 조수위를 지켰고 1승1무1패(승점4)의이탈리아는 나란히 1승2패(승점3)의 크로아티아, 에콰도르를 간신히 따돌렸다.

이미 2패로 탈락이 확정됐던 에콰도르는 월드컵 본선 첫 출전에서 마지막 경기에서 대어(大魚)를 낚아 1승을 따냈다.

이탈리아는 78년 아르헨티나 대회 때부터 7개 대회 연속 2라운드 진출에 성공했고 멕시코 역시 94년 미국대회부터 3개 대회 연속 16강에 올라 북중미 축구의 맹주임을 확인했다.

G조에서 1, 2위를 차지한 멕시코와 이탈리아는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8강 진출을 다툴 상대가 됐다.

48년만에 본선에 나선 터키도 중국을 3-0으로 완파한데다 조2위를 다투던 코스타리카가 브라질에 2-5로 무릎을 꿇은 덕분에 가까스로 16강에 올랐다.

터키와 코스타리카는 나란히 1승1무1패(승점4)로 동률을 이뤘으나 중국에 대승을 거둔 터키가 브라질에 3골차로 진 코스타리카를 조3위로 밀어냈다.

브라질은 B조의 스페인에 이어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3전승으로 장식한 두번째팀이 됐으며 처녀 출전의 중국은 3경기에서 단 1골도 뽑지 못하고 9골을 빼앗기며세계 수준과의 현격한 격차를 새삼 확인했다.

브라질은 3연승 뿐 아니라 히바우두와 호나우두가 나란히 대회 3호골을 터트리며 득점왕 경쟁에 가세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 통산 5번째 우승의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이날까지 2라운드 진출팀은 14일 최종전을 남긴 D조(한국-포르투갈, 미국-폴란드), H조(일본-튀니지, 러시아-벨기에) 등 2개조만 빼고 모두 12개 팀이 확정됐다.

◆브라질 5-2 코스타리카(C조. 수원) 브라질은 승리에 집착하지 않는 듯 호베르투 카를로스, 호나우디뉴 등 일부 베스트 멤버를 뺀 채 스타팅 라인업을 짰으나 초반부터 화려한 기술로 대변되는 삼바축구를 보여주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히바우두의 패스도 날카로웠고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호나우두와 에디우손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선취골은 경기시작 10분만에 터져 일찌감치 골잔치를 예고했다.

에디우손이 왼쪽 코너부근을 파고들다 골문 정면으로 달려들던 호나우두를 향해땅볼패스한 볼이 호나우두와 함께 쓰러지며 슬라이딩으로 걷어내려던 마린의 다리를맞고 골문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호나우두의 골로 인정해도 무난했을 상황이었으나 마린의 자책골로 인정됐다.

호나우두는 불과 3분 뒤 히바우두의 코너킥을 받아 상대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슛으로 추가골을 뽑아 스트라이커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또 브라질은 38분에는 왼쪽에서 올린 센터링이 상대 수비수의 어깨를 맞고 골문앞으로 튀어오르자 에드미우손이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세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를 비기거나 패하더라도 골득실에서 터키에 3골을 앞서 있어 조 2위가가능했던 코스타리카는 40분 완초페의 슛으로 한 골을 만회하며 맹추격에 나섰다.

또 후반 11분에는 고메스의 헤딩슛으로 1골차로 좁혀 터키를 다득점에서 앞질러지옥을 벗어나 다시 천당으로 올라가는가 했다.

그러나 브라질은 코스타리카의 이같은 소망을 외면한채 1골차 승리에 만족치 않겠다는 듯 연이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17분께 히바우두가, 19분에는 주니오르가 각각 4번째, 5번째 골을 뽑으면서 코스타리카를 탈락자 대열로 밀어넣었다.

◆터키 3-0 중국(C조. 서울) 예상대로 터키는 초반부터 세차게 밀어 붙였고 전반 6분만에 첫 골을 터뜨렸다.

미드필드에서 다발라가 올려 준 크로스 패스가 2명의 중국 수비수에게 막히는듯 했으나 볼은 수비수가 망설이는 사이 하산 샤슈 앞으로 흘렀고 샤슈는 골문으로치고 들어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3분 뒤 샤슈는 미드필드 왼쪽에서 문전으로 긴 패스를 날렸고 볼은 중국 수비수의 머리에 맞은 뒤 다시 코르크마즈의 머리에 맞고 골문으로 향하며 2-0으로 달아났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중국도 첫 골을 기록하기 위해 반격에 나섰다.

전반 28분 하오하이동이 왼쪽 측면으로 치고 들어가 날카로운 크로스 패스를 했고 문전에서 기다리고 있던 양천이 오른발로 슛을 날렸지만 볼은 상대 골문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 나왔다.

터키는 후반 14분께 중국의 사오자이가 거친 태클로 퇴장당하면서 점수차를 벌릴 기회를 잡았다.

후반 27분 하칸 슈퀴르가 페널티지역에서 날린 헤딩슛이 중국 골키퍼 장진에 막혔지만 후반 40분 다발라의 오른발 슛이 골네트를 흔들며 세번째 골을 기록, 16강진출을 확인했다.

◆멕시코 1-1 이탈리아(G조. 오이타) 반드시 이겨야 자력으로 16강에 오르는 이탈리아는 초반부터 맹공격을 펼쳤으나마음만 앞섰다.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리던 멕시코는 공격에만 매달리는 이탈리아의 허점을놓치지 않았다.

34분께 블랑코가 페널티지역 앞에서 가볍게 센터링한 볼을 보르헤티가 왼쪽 엔드라인 근처까지 달려가서 몸을 틀며 헤딩슛했고 볼은 골키퍼 부폰이 멍하니 지켜보는 가운데 반대쪽 골네트를 흔들었다.

선취골을 내준 이탈리아는 비에리, 인차기 등을 앞세워 만회골을 뽑으려고 했으나 마치 꼬인 실타래처럼 매끄러운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경기가 풀리지 않는 것과는 반비례해서 토티, 칸나바로, 파누치, 잠브로타, 몬텔라 등이 거친플레이를 해 받은 옐로카드 수는 쌓여갔다.

이탈리아가 델 피에로를 투입하는 마지막 카드를 던진 것은 후반 33분.

조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은 전반부터 수 차례 기회를 놓쳤던 플레이메이커 토티에 대한 미련을 접으며 노장 델피에로를 기용했고 이는 불과 7분 뒤 약효를 발휘했다.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몬텔라가 중앙으로 밀어넣은 볼이 원바운드되자 델피에로는 먹이를 기다린 야수처럼 달려들며 헤딩슛, 그토록 열리지 않았던 골문을열어젖혔다.

◆에콰도르 1-0 크로아티아(G조. 요코하마) 이미 2패로 16강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에콰도르와 반드시 이겨야만 16강 행을바라볼 수 있었던 크로아티아의 대결.

에콰도르는 여유만만한 플레이로 크로아티아를 약올린 반면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를 꺾었을 때와는 달리 조별리그 첫 경기인 멕시코전에서처럼 좀처럼 풀리지 않는 플레이에 발을 굴렀다.

에콰도르는 미드필드를 상대에게 내주면서도 견고한 포백라인을 구축, 측면과중앙에서 올라오는 패스를 길목에서 손쉽게 차단했다.

크로아티아의 이탈리아전 역전골 주인공 밀란 라파이치는 상대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부지런히 크로스를 올렸으나 스트라이커 알렌 복시치와 이비카 올리치의 슛은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 34분 라파이치가 아크 정면에서 찔러 준 패스를 복시치가 몸을 돌리며 왼발로 감아찼으나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갔고 인저리 타임 1분께 복시치가 골키퍼키를 넘겨 찬 볼도 에콰도르의 수비수가 가까스로 걷어냈다.

공격할 생각이 별로 없어 보였던 에콰도르는 후반 3분 손쉽게 첫 골을 터뜨렸고이를 끝까지 지켰다.

수비수 울리세스 델라 크루스가 상대 진영 오른쪽까지 깊숙이 치고 들어가 문전으로 볼을 올리자 아구스틴 델가도가 헤딩으로 옆에 있던 에디손 멘데스에게 패스했고 멘데스는 오른발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khoon@yna.co.kr cty@yna.co.kr econ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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