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포백 수비와 미드필드부터의 강한 압박으로 포르투갈을 넘는다.' 한국 대표팀은 14일 인천 문학 월드컵경기장에서 포르투갈과 16강 진출 티켓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FIFA랭킹 5위로 막강 화력을 보유하고 있는 포르투갈이어서 비기기 작전으로 나선다면 16강 문턱에서 미끄러질 가능성이 크다. 포르투갈은 예선 첫 경기에서 미국에 2-3으로 패했지만 폴란드를 4-0으로 완파했다. 특히 폴란드전에서는 '우승후보'라는 명성에 걸맞은 화려한 플레이를 보여줬다는 게 한국에는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이에 따라 한국이 포르투갈전에서 택할 수 있는 전술은 수비벽을 견고히 쌓아 상대 공격의 맥을 끊은 뒤 '맞불작전'으로 공격의 주도권을 잡는 것밖에 없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포르투갈은 강팀이지만 수비 위주의 경기가 아닌 공격 축구로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나가겠다"고 말해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한국은 우선 수비에 4명을 두는 '4-3-3'시스템을 쓴다는 계획이다. 홍명보와 최진철을 중앙에 배치하고 부상에서 회복한 미드필더 이영표와 멀티플레이어 송종국을 좌우측에 포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임무는 원톱 스트라이커 파울레타,플레이메이커 후이 코스타,좌우 날개인 루이스 피구,콘세이상의 파상공세를 무력화하는 것. 한국은 이미 이같은 수비 진용으로 잉글랜드 프랑스 등 유럽 강호들과의 평가전에서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은 경험이 있어 수비진이 정상 컨디션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으로 한국 공격의 물꼬를 트는 작업은 '터프가이' 김남일 이을용 유상철 3인방이 맡는다. 이들은 거친 몸싸움과 과감한 태클로 코스타,피구,콘세이상의 정확한 패스를 중간에서 차단해야 한다. 수비와 미드필더의 호흡이 잘 맞아 공이 최전방까지 연결된다면 '반지의 제왕' 안정환이 마무리를 지을 예정이다. 그동안 후반에 조커로 기용돼 왔지만 미국전 동점골을 계기로 히딩크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은 안정환은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 안정환의 순간 돌파력과 역동작에서 날리는 벼락슛이 제대로 가동된다면 발이 느린 포르투갈 중앙 수비수 조르제 코스타와 페르난두 코투를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